중국 공략 새 킬러 콘텐츠로 스포테인먼트 카드 '만지작'
JYP도 지난달 ‘JYP 연예인 농구리그’를 창설해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한 사업에 뛰어들었다. 2년여 전부터 골프선수 김효주, 이소영 등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스포츠마케팅 기업 G애드를 인수한 YG엔터테인먼트도 2일 이 회사 간판을 ‘YG스포츠’로 바꾸고 YG 브랜드로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스포츠마케팅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상장 엔터 기업들이 스포츠마케팅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
최근 글로벌 엔터업계의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은 ‘초대형화’와 ‘밸류 체인 확보’다. 보유 자원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 원천 사업자를 사들여 덩치를 키우는 한편 조직 간 가치를 극대화해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세계에 스크린 1만3000여개를 확보한 중국 완다그룹이 지난해 스포츠마케팅사를 설립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내 엔터 상장사가 스포츠마케팅에 관심을 갖는 것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들어온 중국 자본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시장에선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가 분리되지 않고 ‘쇼 비즈니스’로 통한다. 이에 따라 2015년 3월 한·중 FTA로 중국 자본이 국내 엔터 기업 지분을 49%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되자 스포츠마케팅 강화를 자본 투자의 조건으로 내세웠다는 얘기다. 김효주 박인비 등 정상급 골프 선수를 보유한 스포츠 매니지먼트사가 국내 엔터 상장사의 ‘러브콜’을 받는 것도 이런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모회사의 사업 실적이 부진한 탓도 있다. 여행업과 요식업 등 폭넓게 사업 확장에 나선 엔터 상장사들의 신사업이 줄줄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데다 한한령(한류 규제 조치)으로 중국 시장이 경색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국을 공략의 새 킬러 콘텐츠로 ‘스포테인먼트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마케팅의 결합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천 소스인 ‘스타’를 보유한다는 측면에서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넘어 신시장 개척 가능성이 커서다. 주가 관리 차원의 보여주기 식 시장 진출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 없이 스포츠 스타를 앞세운 무분별한 사업 진출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