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영국 원전' 매각 타진에…득실 따지는 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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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조원 원전 프로젝트
컨소시엄 발빼려는 도시바, 사업지분 한전에 매각 추진
일본언론선 "물밑 협상" 보도
한전은 일단 부인
"지분 인수 협상은 사실무근"…2015년 참여 검토한 적 있어
도시바와 협상 가능성도…매입 땐 8년만의 해외 진출
컨소시엄 발빼려는 도시바, 사업지분 한전에 매각 추진
일본언론선 "물밑 협상" 보도
한전은 일단 부인
"지분 인수 협상은 사실무근"…2015년 참여 검토한 적 있어
도시바와 협상 가능성도…매입 땐 8년만의 해외 진출
일본 도시바가 보유 중인 영국 원자력발전소 사업 지분을 한국전력에 매각하기 위해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한전은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단 부인했지만, 당초 이 사업 참여에 한전도 관심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 두 회사 간 지분 협상이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만약 한전이 도시바의 지분을 매입한다면 자연스럽게 영국 원전사업에 진출하게 된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이후 8년 만에 해외 원전사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2030년까지 3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원전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만큼, 정부로서도 협상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도시바, 한전과 접촉”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도시바가 보유 중인 영국 뉴제너레이션 컨소시엄(뉴젠)의 지분 60% 중 일부를 매각하기 위해 한전과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젠은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 지역에 원전을 건설하기 위해 세워진 회사다. 도시바와 프랑스 에너지기업 엔지의 합작사로 엔지가 나머지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무어사이드 원전 프로젝트는 이 지역에 총 3.8GW 규모의 원전 3기를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만 150억파운드(약 21조원)에 달한다. 당초 2024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도시바가 자금난에 빠지며 완공 시점이 1년 연기됐다.
도시바는 2006년 원자로 설계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54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원전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술력과 자본력을 앞세운 도시바는 미국에서 원전사업을 수주하며 투자가 성공한 듯했으나 2008년 미국 조지아·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수주한 원전 4기의 공사가 수년째 지연되며 손실이 누적됐다는 게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다. 도시바 원전 부문 손실액은 7000억엔(약 7조원)에 달하며 뉴젠 지분 매각 추진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부인했지만…
한전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다. 한전 관계자는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은 2019년에야 시작되는 사업”이라며 “한전이 지금 지분을 인수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도시바가 실제 지분 매각을 타진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도시바의 경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일본 현지 언론을 통해서만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도시바의 ‘언론 플레이’인지 아니면 실제로 추진 중인 내용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전이 2015년에도 뉴젠 사업 참여를 검토한 적이 있는 만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단할 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전업계 한 관계자는 “도시바의 뉴젠 지분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한전이 지금부터 무리하게 지분 인수를 추진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한전의 해외 원전 수출 얘기가 나올 때마다 자금난에 빠진 뉴젠 지분 인수 가능성이 가장 우선적으로 거론됐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영국에서 톰 샘슨 뉴젠 대표를 만난 것도 이런 예상에 힘을 실었다. 샘슨 대표는 한국 기업이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고, 주 장관도 프로젝트에 관심을 나타냈다. 주 장관은 사업모델, 투자조건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에 나설 것을 한전에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도시바, 한전과 접촉”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도시바가 보유 중인 영국 뉴제너레이션 컨소시엄(뉴젠)의 지분 60% 중 일부를 매각하기 위해 한전과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젠은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 지역에 원전을 건설하기 위해 세워진 회사다. 도시바와 프랑스 에너지기업 엔지의 합작사로 엔지가 나머지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무어사이드 원전 프로젝트는 이 지역에 총 3.8GW 규모의 원전 3기를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만 150억파운드(약 21조원)에 달한다. 당초 2024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도시바가 자금난에 빠지며 완공 시점이 1년 연기됐다.
도시바는 2006년 원자로 설계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54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원전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술력과 자본력을 앞세운 도시바는 미국에서 원전사업을 수주하며 투자가 성공한 듯했으나 2008년 미국 조지아·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수주한 원전 4기의 공사가 수년째 지연되며 손실이 누적됐다는 게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다. 도시바 원전 부문 손실액은 7000억엔(약 7조원)에 달하며 뉴젠 지분 매각 추진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부인했지만…
한전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다. 한전 관계자는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은 2019년에야 시작되는 사업”이라며 “한전이 지금 지분을 인수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도시바가 실제 지분 매각을 타진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도시바의 경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일본 현지 언론을 통해서만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도시바의 ‘언론 플레이’인지 아니면 실제로 추진 중인 내용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전이 2015년에도 뉴젠 사업 참여를 검토한 적이 있는 만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단할 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전업계 한 관계자는 “도시바의 뉴젠 지분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한전이 지금부터 무리하게 지분 인수를 추진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한전의 해외 원전 수출 얘기가 나올 때마다 자금난에 빠진 뉴젠 지분 인수 가능성이 가장 우선적으로 거론됐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영국에서 톰 샘슨 뉴젠 대표를 만난 것도 이런 예상에 힘을 실었다. 샘슨 대표는 한국 기업이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고, 주 장관도 프로젝트에 관심을 나타냈다. 주 장관은 사업모델, 투자조건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에 나설 것을 한전에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