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가 5년5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뛰었다.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리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플레이션이란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는 벗어났지만 아직 인플레이션에는 이르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작년 1월보다 6.9% 상승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평균(6.5%)은 물론 전달 상승폭(5.5%)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1월 생산자물가지수 오름폭은 2011년 8월(7.3%) 후 최대다. 국가통계국은 “원유, 천연가스, 석탄, 비철금속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같은달 대비 2.5% 오르면서 전문가 예상치 평균(2.4%)과 전달 상승폭(2.1%)을 넘어섰다. 하지만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국 정부의 물가 상승 목표치(3.0% 안팎)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건 생산자물가지수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 격인 생산자물가지수 상승폭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작년 8월까지만 해도 55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해 중국 경제가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달 들어 상승폭이 6.9%로 대폭 커지자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생산자물가지수 상승이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저우하오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달간 생산자물가지수 상승은 중국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 기인한 것이어서 급격한 소비자물가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