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이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중점검사사항을 사전예고했다.

15일 금융감독원은 올해 금융투자회사 중점검사사항으로 리스크 관리, 투자자보호, 시장질서 확립을 꼽았다. 금융투자회사 스스로 대내외 급변하는 환경에 대비하고, 리스크 관리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마련한 조치다.

증권회사의 총위험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파생결합증권과 채무보증 등 증권회사의 주력상품과 업무영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총위험액은 2013년 6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9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금감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 대내외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증권회사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자기매매업무 등 다양한 사업부문의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개별 증권회사의 리스크 규모가 과도한 사업부문에 대해 리스크 관리 실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초대형 IB(투자은행)은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해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에 관한 전사적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초대형 증권사에 △합병·대형 증권사의 내부통제시스템·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 △기업금융 관련 신용 리스크 관리실태 △신규자금 조달수단 등 자금조달 관련 유동성 리스크 관리실태 △신규업무 영위에 따른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등의 적정성을 평가할 방침이다.

고객 자산관리와 관련한 불법·불건전 영업행위도 점검한다. 신종 금융상품 수요가 증가하고, 고객 자산관리업무 비중이 확대되면서 회사차원의 공격적 마케팅 및 영업직원 일탈 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금융투자회사의 불법·불건전 영업행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기관투자자가 기업공개(IPO)공모주식을 펀드·랩·신탁에 배정하는 경우 사전 자산배분에 필요한 절차를 확립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자본시장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금감원은 △해외투자상품의 투자권유 및 판매과정에서의 불법행위 △증권·자산운용사의 상장공모증권 고객배분절차 △투자권유대행인 등의 건전 거래질서 교란 행위 △자산관리업무 관련 대고객 수수료 체계 등의 적정성을 따질 계획이다.

자산운용사도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중점적으로 검사해 리스크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금감원은 부실우려 자산의 편입비중이 높은 펀드와 차입형 토지신탁 등에 대해 운용실태 및 투자자에 대한 영향 등을 점검한다. 또 자산운용사와 증권회사의 투자일임업무 관련 수익률 몰아주기 등 불건전 운용행위를 방지하고, 투자자 보호 실태를 들여다 볼 방침이다.

자본시장의 인프라기관도 중점검사를 받게 된다. 금융투자업자와 달리 인프라기관은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고, 상대적으로 검사횟수도 많지 않아 내부통제업무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잇다랐다. 이에 금감원은 자본시장인프라기관 고유업무 운영실태, 내부통제 적정성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중점검사를 통해 금융투자회사가 대내외 급변하는 환경에 스스로 대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취약부문에 대한 자체 리스크 관리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투자자보호를 강화하고 시장질서 확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