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까지는 유가증권시장 중형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달 들어 대형주 주가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중형주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돋보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15일 ‘대형주가 쉬어갈 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달 들어 외국인 자금이 정보기술(IT) 부문에서 산업재 부문으로 옮겨가면서 중형주가 약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1주일간 유가증권시장 중형주 지수는 3.0% 상승했지만 대형주 지수는 0.4%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 대형주는 시가총액 기준 1~100위, 중형주는 101~300위 종목을 뜻한다.

대형주 부진은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IT 업종 주가가 30% 이상 오르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냈다”고 설명했다. 대형주에서 IT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7%인 데 비해 중형주는 3%가량이다. 외국인의 IT 업종 매도가 이어지는데도 중형주가 타격을 입지 않은 이유다.

IT 업종에서 빠져나온 외국인 자금은 화학 철강 등 산업재 종목으로 옮겨가 중형주 상승을 이끌었다. 이 연구원은 “산업재는 중형주 가운데 29.1%를 점하며 비중이 가장 크다”며 “대형주 중에선 산업재 비중이 11%대”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다음달까지는 대형주 ‘쉬어가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달 미국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미국 정부 부채한도 협상 등 굵직한 글로벌 변수가 지나가기 전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쉽게 돌아오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 연구원은 “아직 대형주와 중형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격차가 2008년 이후 평균보다 크다”며 “대형주가 주춤할 때 그간 주가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중형주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