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7일 오전 구속이 결정된 뒤 6.56㎡(약 1.9평)짜리 서울구치소 독방(독거실)에 수감됐다. 경기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는 주로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들을 수용하는 곳이다. 고위 관료, 대기업 총수 등 정·관계와 재계 거물급 인사가 많이 거쳐가 ‘범털 집합소’로도 불린다.

서울구치소에는 독거실과 6명 안팎의 인원이 함께 지내는 12.01㎡(약 3.6평) 크기의 혼거실이 있다. 구치소장은 죄명·형기·죄질·성격·범죄전력·나이·경력 및 수용생활 태도, 수용자의 개인적 특성을 고려해 독거실 수감 여부를 결정한다.

구치소에 처음 도착한 피의자는 소지품을 모두 맡기고 간단한 건강검진과 신체검사를 받은 뒤 수의(囚衣)로 갈아입는다. 이어 생활 안내를 받은 뒤 세면도구, 모포, 식기세트 등을 지급받는다. 이 부회장이 배정받은 독방에는 접이식 매트리스, 관물대, TV, 1인용 책상 겸 밥상, 세면대, 수세식 변기가 있다. 식사는 방 안에서 하고 설거지는 직접 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수용자는 외부인을 접견할 수 있다.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접견 내용을 청취·기록·녹음 또는 녹화한다. 검찰 출신 대형로펌 변호사는 “서울구치소 측이 나중에 뒷말이 나오지 않게 이 부회장의 접견을 기록으로 남겨두도록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며 “피의자가 구치소에 들어가면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게 가장 곤혹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울구치소에는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된 주요 피의자들이 대거 수감돼 있다. 최씨를 비롯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최씨의 조카 장시호 씨,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