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 날씨에도 저체온증으로 목숨 잃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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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뇌혈관질환자 위험, 술 삼가하고 외출시 보온 유지
모처럼 따뜻한 해외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기려고 지난 13일 대만을 찾은 이모씨(62)는 추위에 벌벌 떨어야 했다. 실내에서도 한국에 돌아갈 때 입으려고 챙겨둔 두꺼운 외투를 꺼내 몸을 꽁꽁 싸맸다. 온도계는 영상 8도를 가리켰지만 한국보다 더 춥게 느껴졌다. 대만은 겨울철 평년 기온이 15도 안팎이라 한국처럼 난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데다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가 낮은 탓이다. 이날 중국시보를 비롯한 대만 언론들은 평년 기온보다 7~8도가량 낮은 한파가 불어닥쳐 나흘간 154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사망자는 대부분 60대 이상의 노인이었다.
저체온증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송경준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날씨가 추워지면 저체온증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늘어나는데 상태가 심하면 건강한 사람도 심정지로 인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심혈관계질환이나 뇌혈관질환 등 지병이 있다면 더 위험하다. 송 교수는 “저체온증은 혈류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심혈관계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6.5~37도의 정상범위를 벗어나 35도 아래로 떨어질 때 나타난다. 처음에는 몸이 오슬오슬 춥고 떨리다가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걸음이 비틀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체온이 30도 안팎까지 더 내려가면 맥박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 맥박이 느리게 뛰는 서맥, 심장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심실세동 등이 나타나고 심정지에 이를 수 있다.
우리 몸은 정상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게 하는 조절기능을 갖고 있다. 추울 때는 발열량을 늘려 열손실을 보전하고 더울 때는 땀을 통해 열을 발산해 몸을 식힌다. 저체온증은 이런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다. 오범진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뇌신경계 기능 저하, 갑상샘 기능 저하증 등의 내부적 요인이 저체온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추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물에 젖은 상태로 오래 있다 보면 열손실이 과도해져 우리 몸의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지는데, 이런 외부적 요인에 의해 저체온증에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가는 겨울철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저체온증은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지 않아도 걸릴 수 있다. 송 교수는 “전국 17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저체온증 환자 89명의 진료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세 명 중 한 명이 실내에서 저체온증에 걸렸다”고 말했다. 쌀쌀한 날씨에 술에 취한 채 밖에서 자면 저체온증에 걸리기 십상이다. 오 교수는 “술을 마시면 혈관이 확장되는데 이때 열손실이 크게 증가해 저체온증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저체온증을 예방하려면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해야 한다. 추운 날씨에 외출할 때는 두꺼운 옷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산행이나 여행 도중에는 가급적 알코올 섭취를 삼가야 한다. 송 교수는 “어린아이나 노인들은 체온조절 능력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겨울철 체온 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저체온증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송경준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날씨가 추워지면 저체온증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늘어나는데 상태가 심하면 건강한 사람도 심정지로 인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심혈관계질환이나 뇌혈관질환 등 지병이 있다면 더 위험하다. 송 교수는 “저체온증은 혈류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심혈관계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6.5~37도의 정상범위를 벗어나 35도 아래로 떨어질 때 나타난다. 처음에는 몸이 오슬오슬 춥고 떨리다가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걸음이 비틀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체온이 30도 안팎까지 더 내려가면 맥박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 맥박이 느리게 뛰는 서맥, 심장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심실세동 등이 나타나고 심정지에 이를 수 있다.
우리 몸은 정상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게 하는 조절기능을 갖고 있다. 추울 때는 발열량을 늘려 열손실을 보전하고 더울 때는 땀을 통해 열을 발산해 몸을 식힌다. 저체온증은 이런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다. 오범진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뇌신경계 기능 저하, 갑상샘 기능 저하증 등의 내부적 요인이 저체온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추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물에 젖은 상태로 오래 있다 보면 열손실이 과도해져 우리 몸의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지는데, 이런 외부적 요인에 의해 저체온증에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가는 겨울철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저체온증은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지 않아도 걸릴 수 있다. 송 교수는 “전국 17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저체온증 환자 89명의 진료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세 명 중 한 명이 실내에서 저체온증에 걸렸다”고 말했다. 쌀쌀한 날씨에 술에 취한 채 밖에서 자면 저체온증에 걸리기 십상이다. 오 교수는 “술을 마시면 혈관이 확장되는데 이때 열손실이 크게 증가해 저체온증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저체온증을 예방하려면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해야 한다. 추운 날씨에 외출할 때는 두꺼운 옷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산행이나 여행 도중에는 가급적 알코올 섭취를 삼가야 한다. 송 교수는 “어린아이나 노인들은 체온조절 능력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겨울철 체온 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