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전 사장 재연임, 임기 1년 연장…5년 3개월 최장수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사진) 임기가 1년 더 연장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연임에 성공한 뒤 이번에 재연임하면 한전 최장수 사장이 된다.

한전은 17일 이사회를 열어 다음달 21일 주주총회를 소집, 사장 선임의 건을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전이 조 사장의 재연임 안건을 올릴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의 임기는 오는 28일까지다. 2012년 12월 한전 사장에 취임한 조 사장은 3년 임기가 끝난 뒤 지난해 2월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에 재연임을 하고 내년 3월까지 임기를 채우면 재직기간이 5년3개월이 돼 역대 최장수 사장이 된다. 기존 최장수 사장은 1993년 4월부터 1998년 4월까지 5년간 재직한 이종훈 전 사장이다.

정부 안팎에선 조 사장이 재임기간 이룬 뛰어난 경영 성과가 재연임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사장 취임 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보던 한전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부채비율도 133%에서 90%로 낮아졌다. 지난해 미국 경영전문지인 포브스는 한전을 세계 1위 전력회사로 선정했다.

여름철 ‘요금폭탄’으로 논란이 됐던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도 조 사장 재임 기간 개편이 이뤄졌다. 정부와 한전은 지난해 말 누진구간을 6단계에서 3단계로 줄여 평균 전기요금을 11.6% 인하하는 누진제 개편안을 확정했다.

일각에선 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인 점도 조 사장의 재연임이 불가피한 이유로 거론된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및 국무총리가 제한적으로 공공기관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에 새 사람을 앉히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통상 한전 사장 임기가 만료되기 두 달 전쯤에 사장추천위원회가 구성되지만 이번에는 사추위가 구성되지 않았다. 사추위에서 복수의 후보를 추리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게 관례였다. 정부 관계자는 “조기 대선 가능성 등 변수가 있어 1년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