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고기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AI 확산세가 한창일 때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닭고기값은 하락한 반면 계란값이 폭등했으나 AI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자 이번엔 계란값은 떨어지고 닭고기값이 폭등하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AI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해 12월22일 ㎏당 888원까지 하락한 육계 시세는 설 연휴가 지나면서 가파르게 올라 지난 14일 현재 ㎏당 2200원으로 148% 급등했다. 이는 AI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1월5일 시세 1100원의 두 배다.

닭고기 가격 급등은 AI로 가금류가 3300만마리 이상 도살 처분된 데다 AI에 따른 이동제한조치도 상당 지역에서 해제되지 않아 닭고기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AI 확산세가 한창일 때 30~40% 정도 감소했던 수요가 AI 발생 이전 수준까지 회복된 것도 닭고기값 폭등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반면 AI가 확산세일 때 공급 부족 등으로 크게 오른 계란값은 최근 뚝뚝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한 판(30개짜리 특란 기준)에 9543원까지 올랐던 계란 평균 소매가는 지난 17일 현재 7667원으로 한 달여 만에 1800원 이상 떨어졌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