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율 낮은 태국으로 오라"…총리가 직접 해외투자 유치 나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Wide & Deep - 태국의 '중진국 탈출작전'
'7%대 고속성장'으로 주목받다 정치불안 겹치며 성장률 반토막
해외기업 13년간 법인세 감면…공항 등 인프라에 1.5조바트 투입
파격적인 지원으로 투자 '손짓'
'7%대 고속성장'으로 주목받다 정치불안 겹치며 성장률 반토막
해외기업 13년간 법인세 감면…공항 등 인프라에 1.5조바트 투입
파격적인 지원으로 투자 '손짓'
태국 수도 방콕에서 차를 타고 한 시간가량 남쪽으로 가다 보면 촌부리, 라용으로 이어지는 태국 최대 산업단지 동부경제회랑(EEC)이 나온다. 이곳에는 자동차, 화학, 항공정비(MRO), 물류 업체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이 지역에 조성된 산업 단지만 해도 37개. 일본, 중국,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다.
촌부리에 있는 일본 마쓰다와 미국 포드자동차 합작의 완성차 조립업체인 AAT는 인근 부품업체에서 부품을 조달해 완성차를 조립하고 있다. 조립된 완성차의 30%만 태국 내수용이다. 나머지는 태국 최대 항구인 램차방 항구를 통해 해외로 수출된다.
태국 경제가 적극적인 해외 투자 유치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으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태국을 선택하고 있는 데다, 2014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은 덕분이다.
◆FDI 유치에 내각 총출동
지난 15일 태국 논타부리의 박람회장 임팩트 므엉텅타니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쁘라윳 총리는 “정부와 민간 협력을 통해 경제 구조를 바꾸고 있다”며 “해외 기업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쁘라윳 총리 외에도 솜킷 차뚜시피탁 경제부총리, 우따마 사와나야나 산업부 장관 등 정부 인사가 대거 출동해 적극적인 투자 유치 활동을 벌였다.
태국 정부가 해외 기업들의 투자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아세안 2대 경제국인 태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3.2%다. 2014년 경제성장률이 0.8%로 바닥을 찍은 뒤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등 인근 국가의 연 5~7% 성장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다. 개발도상국이 급성장하다가 중진국에 이르러 장기간 성장세가 지체되는 현상인 ‘중진국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쁘라윳 총리가 집권 직후 가장 집중한 것은 경제 되살리기다. 2015년 첨단산업 위주의 경제개발 계획인 ‘태국 4.0’을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해외 기업 유치와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태국 4.0을 통해 자동차, 전기전자, 항공, 로봇 등 10개 산업을 육성하고 이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에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태국 정부는 2013년 법인세율을 30%에서 20%로 인하했다. 아세안에서 싱가포르(17%)에 이어 법인세가 두 번째로 낮다. 2015년 10개 지원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에 법인세를 8년간 감면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놨다. 올해부터는 이 기간을 13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태국에 투자하는 해외 기업에 100% 소유권도 보장해준다. 촉디 깨우생 태국 투자청 부청장은 “한국 기업의 태국 투자가 미미한 상태”라며 “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년간 인프라 투자 1조5000억바트
문제는 아세안 국가들이 고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심각한 교통체증이다. 태국 정부도 물류 시간과 비용이 투자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정부가 도로와 고속철, 항만, 공항 등 물류 인프라 확충을 위해 5년간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1조5000억바트(약 49조3000억원)에 달한다.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중국, 인도까지 이어지는 교통망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프라 투자의 상당 부분은 민간과 정부가 재원을 동원하는 민관합작파트너십(PPP)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국 기업이 투자 기회를 엿볼 수 있는 분야다. 이미 일본과 중국 등은 정부 주도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EEC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수출 관문인 촌부리 램차방 항구는 2022년까지 3구역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환경영향 평가가 진행 중이고, 올해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개발에 참여할 기업 입찰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지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 기업이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3구역 건설이 완료되면 연간 운송량이 현재 1110만TEU(1TEU는 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서 1810만TEU로 늘어난다.
방콕과 EEC를 잇는 고속철도도 건설할 계획이다. 라용 지역의 우타파오 국제공항도 올해 8월 더 많은 관광객 수송과 물류 운송을 위해 제2터미널을 연다.
방콕·라용·촌부리=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촌부리에 있는 일본 마쓰다와 미국 포드자동차 합작의 완성차 조립업체인 AAT는 인근 부품업체에서 부품을 조달해 완성차를 조립하고 있다. 조립된 완성차의 30%만 태국 내수용이다. 나머지는 태국 최대 항구인 램차방 항구를 통해 해외로 수출된다.
태국 경제가 적극적인 해외 투자 유치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으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태국을 선택하고 있는 데다, 2014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은 덕분이다.
◆FDI 유치에 내각 총출동
지난 15일 태국 논타부리의 박람회장 임팩트 므엉텅타니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쁘라윳 총리는 “정부와 민간 협력을 통해 경제 구조를 바꾸고 있다”며 “해외 기업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쁘라윳 총리 외에도 솜킷 차뚜시피탁 경제부총리, 우따마 사와나야나 산업부 장관 등 정부 인사가 대거 출동해 적극적인 투자 유치 활동을 벌였다.
태국 정부가 해외 기업들의 투자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아세안 2대 경제국인 태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3.2%다. 2014년 경제성장률이 0.8%로 바닥을 찍은 뒤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등 인근 국가의 연 5~7% 성장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다. 개발도상국이 급성장하다가 중진국에 이르러 장기간 성장세가 지체되는 현상인 ‘중진국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쁘라윳 총리가 집권 직후 가장 집중한 것은 경제 되살리기다. 2015년 첨단산업 위주의 경제개발 계획인 ‘태국 4.0’을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해외 기업 유치와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태국 4.0을 통해 자동차, 전기전자, 항공, 로봇 등 10개 산업을 육성하고 이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에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태국 정부는 2013년 법인세율을 30%에서 20%로 인하했다. 아세안에서 싱가포르(17%)에 이어 법인세가 두 번째로 낮다. 2015년 10개 지원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에 법인세를 8년간 감면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놨다. 올해부터는 이 기간을 13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태국에 투자하는 해외 기업에 100% 소유권도 보장해준다. 촉디 깨우생 태국 투자청 부청장은 “한국 기업의 태국 투자가 미미한 상태”라며 “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년간 인프라 투자 1조5000억바트
문제는 아세안 국가들이 고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심각한 교통체증이다. 태국 정부도 물류 시간과 비용이 투자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정부가 도로와 고속철, 항만, 공항 등 물류 인프라 확충을 위해 5년간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1조5000억바트(약 49조3000억원)에 달한다.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중국, 인도까지 이어지는 교통망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프라 투자의 상당 부분은 민간과 정부가 재원을 동원하는 민관합작파트너십(PPP)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국 기업이 투자 기회를 엿볼 수 있는 분야다. 이미 일본과 중국 등은 정부 주도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EEC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수출 관문인 촌부리 램차방 항구는 2022년까지 3구역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환경영향 평가가 진행 중이고, 올해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개발에 참여할 기업 입찰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지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 기업이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3구역 건설이 완료되면 연간 운송량이 현재 1110만TEU(1TEU는 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서 1810만TEU로 늘어난다.
방콕과 EEC를 잇는 고속철도도 건설할 계획이다. 라용 지역의 우타파오 국제공항도 올해 8월 더 많은 관광객 수송과 물류 운송을 위해 제2터미널을 연다.
방콕·라용·촌부리=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