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로봇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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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최근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로봇의 노동에도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말했다는 보도다. 그는 “로봇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노인 등을 보살피는 일을 할 수 있다”며 “로봇세금으로 이들에게 급여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게이츠가 가세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로봇세 논쟁’은 지난해 유럽의회가 로봇세 도입을 위한 초안작업에 착수하면서 불을 댕겼다. 국제로봇연맹(IFR) 등이 “로봇세가 경쟁과 고용에 부정적인 충격을 주고 혁신을 저해할 것”이라고 반대하면서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로봇세를 주장하는 측은 주로 좌파 정치인들이다. 이들은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로봇이 늘어나면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런 ‘일자리 종말론’은 인구종말론이나 환경종말론과 마찬가지로 억측과 상상, 그리고 잘못된 세계관에 기인한 오랜 착각에 불과하다.
미국 농업을 예로 들어보자. 미국 농무부(USDA) 보고에 따르면 20세기 초 미국 노동인구의 50%가 농업에 종사했다. 소나 말 같은 농업가축도 2200만 마리나 됐다. 100년이 지난 지금과 비교해 보면 그 사이 농업인구 절반이 기계로 대체됐다. 소나 말 대신 트랙터 500만 대가 일을 한다. 농민의 후손들은 시골마을을 떠나 도시로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미국 농업이 놀랍게 발전한 것일 뿐, 누구도 농기계가 농민의 일을 뺏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기술이 새로운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왔다는 건 산업혁명 이후의 세계 현대사가 웅변한다.
로봇세를 거둬 사회복지에 쓰겠다는 좌파적 발상에 사로잡힌 유럽의회는 기어이 로봇에 ‘인격’까지 부여했다. 로봇은 인간과 달리 권리도, 의무도 없어 소득세를 거둘 수 없다는 반대 주장에 맞서 유럽의회는 AI로봇의 법적 지위를 ‘전자인(electronic person)’으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지난달 통과시켰다. 자연인, 법인에 이어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낸 것이다.
실업은 일을 하지 않고 놀게 만드는 구조, 즉 저금리 기조나 실업수당이 많을 때 증가하게 돼 있다. 그러니 로봇세를 도입해 사회복지에 쓰겠다는 생각이야말로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다. 빌 게이츠가 로봇세 도입을 주장하는 것도 황당하다. 게이츠야말로 MS워드 등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타자수와 비서 그리고 인쇄업자들의 일자리를 ‘뺏은’ 사람이다. 혁신가로서의 비전과 경험은 다 어디 갔나. ‘리무진 리버럴’이라더니, 강남좌파 흉내는 다 낸다.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게이츠가 가세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로봇세 논쟁’은 지난해 유럽의회가 로봇세 도입을 위한 초안작업에 착수하면서 불을 댕겼다. 국제로봇연맹(IFR) 등이 “로봇세가 경쟁과 고용에 부정적인 충격을 주고 혁신을 저해할 것”이라고 반대하면서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로봇세를 주장하는 측은 주로 좌파 정치인들이다. 이들은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로봇이 늘어나면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런 ‘일자리 종말론’은 인구종말론이나 환경종말론과 마찬가지로 억측과 상상, 그리고 잘못된 세계관에 기인한 오랜 착각에 불과하다.
미국 농업을 예로 들어보자. 미국 농무부(USDA) 보고에 따르면 20세기 초 미국 노동인구의 50%가 농업에 종사했다. 소나 말 같은 농업가축도 2200만 마리나 됐다. 100년이 지난 지금과 비교해 보면 그 사이 농업인구 절반이 기계로 대체됐다. 소나 말 대신 트랙터 500만 대가 일을 한다. 농민의 후손들은 시골마을을 떠나 도시로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미국 농업이 놀랍게 발전한 것일 뿐, 누구도 농기계가 농민의 일을 뺏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기술이 새로운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왔다는 건 산업혁명 이후의 세계 현대사가 웅변한다.
로봇세를 거둬 사회복지에 쓰겠다는 좌파적 발상에 사로잡힌 유럽의회는 기어이 로봇에 ‘인격’까지 부여했다. 로봇은 인간과 달리 권리도, 의무도 없어 소득세를 거둘 수 없다는 반대 주장에 맞서 유럽의회는 AI로봇의 법적 지위를 ‘전자인(electronic person)’으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지난달 통과시켰다. 자연인, 법인에 이어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낸 것이다.
실업은 일을 하지 않고 놀게 만드는 구조, 즉 저금리 기조나 실업수당이 많을 때 증가하게 돼 있다. 그러니 로봇세를 도입해 사회복지에 쓰겠다는 생각이야말로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다. 빌 게이츠가 로봇세 도입을 주장하는 것도 황당하다. 게이츠야말로 MS워드 등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타자수와 비서 그리고 인쇄업자들의 일자리를 ‘뺏은’ 사람이다. 혁신가로서의 비전과 경험은 다 어디 갔나. ‘리무진 리버럴’이라더니, 강남좌파 흉내는 다 낸다.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