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혜택받은 집단…기득권에 안주해 왔다"
‘한국 최고’라는 서울대가 흔들리고 있다. 법인화로 예산 독립권까지 받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은 오히려 하락하는 추세다. 의사 율사(법률가)를 위한 전문대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창업으로 대학이 올리는 연매출만 보면 서울대는 중국 베이징대의 1000분의 1 수준이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66·사진)은 “서울대가 기득권에 안주한 탓”이라고 했다.

성 총장은 19일 “싱가포르국립대(NUS)는 2011년 미국 명문 예일대의 첫 해외 캠퍼스를 유치했다”며 “서울대는 왜 유치하지 못했을까 뼈아픈 반성을 한다”고 했다. NUS는 2006년 법인화됐다. 자율성을 십분 활용해 일본 도쿄대, 베이징대 등 유수 대학을 누르고 아시아 1위 대학(QS 등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평가)에 올랐다. 서울대는 2011년 법인화 이후 5년여가 지나는 동안 오히려 순위가 떨어졌다.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교육개혁에도 뒤처졌다. 성 총장은 “백화점식 학과 체제의 벽을 못 깨고 있다”며 “개별 단과대학이 독립공화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대는 사회에서 많은 혜택을 받은 집단”이라며 “어떻게 갚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자성론을 폈다.

황정환/박동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