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 박준(1983~ )
철봉에 오래 매달린 기억도, 폐가 아팠던 일도, 눈물이 많은 성격도 어느 순간부턴 자랑이라 할 만큼 특별한 일이 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슬픔은, 그리고 내가 그 사람의 슬픔을 안다는 것은 나의 ‘자랑’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의 슬픔을 생각하는 것은, 그 슬픔을 오래 생각하는 것은, 그리하여 그 사람의 슬픔에 나까지 이를 악물게 되는 일을 어쩌면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민현 < 시인(2017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