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에 투자자 관심 클 듯
SK그룹의 지주회사 SK(주)가 6개월 만에 다시 회사채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주)는 다음달 6일 3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3년, 5년, 7년으로 만기를 나눠 발행한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은 이르면 오는 23일 이뤄진다. 수요예측 결과가 좋으면 발행금액을 최대 4000억원까지로 늘릴 계획이다. 채권 발행 실무는 NH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SK(주)는 매년 회사채 시장을 찾는 ‘단골손님’이다. 작년에도 3월(4000억원) 6월(4000억원) 9월(4000억원) 등 세 차례에 걸쳐 회사채를 발행해 총 1조2000억원을 조달했다.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주로 회사채, 기업어음(CP), 은행 대출 등 차입금을 갚는 데 썼다. 이번에 마련한 자금도 차입금 상환에 쓸 전망이다. 이 회사는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1200억원어치 CP와 오는 5월 만기 도래하는 2000억원어치 회사채를 갖고 있다.
최근 우량등급 회사채의 ‘흥행’을 고려하면 많은 기관투자가의 관심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주)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로 10개 투자등급 중 두 번째로 높다. 같은 등급 중 이달 회사채 발행에 나선 기아자동차(2.97배) 롯데제과(3배) 에쓰오일(2.43배)은 모두 수요예측에서 모집 금액의 두 배가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실적도 개선세다. SK(주)의 작년 매출은 83조61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8%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5조2976억원으로 276.6% 늘었다. 2015년 옛 SK C&C와 SK(주)의 합병 이후 외형과 이익 모두 성장했다. 작년 SK머티리얼즈와 SK바이오텍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LG실트론 인수에도 나서면서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높은 신용등급과 최근 성장세를 고려하면 여러 기관투자가가 투자 의향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