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라운드 좌초 후 보호주의 확산 속 '다자간협상'의 구체적 성과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지역 간 통관업무 신속화를 목표로 한 "무역원활화협정(TFA)"이 22일 발효할 전망이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1일 복수의 관계 소식통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동 아프리카에서 최대 4개국이 22일 중 WTO 사무총장에게 TFA비준서를 기탁할 예정이다.

현재 비준서를 기탁한 회원국·지역은 108개다.

TFA는 WTO 가입 164개 회원국·지역의 3분의 2인 110개 회원국·지역이 비준서를 기탁하면 발효하게 돼 있다.

따라서 22일 중 4개국이 비준서를 기탁하면 이 요건이 충족돼 협정이 발효된다.

TFA는 수출입 절차를 담당하는 창구를 일원화하거나 전자화하는 등의 개선노력을 통해 통관업무가 빨리 이뤄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 다자간협정이다.

TFA가 발효되면 무역에 드는 비용이 줄고 수출이 증가하는 등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

세계적으로 무역비용이 15% 절감되고 수출이 증가해 "1조 달러(약 1천148조 원)"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는 추산도 있다.

2013년 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진 후 조문화 작업을 거쳐 2014년 11월 WTO 일반이사회에서 채택됐다.

한국은 협정 채택 직후부터 TFA 이행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WT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를 통해 TFA 신속이행을 촉구해 왔다.

작년 10월에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김용 세계은행 총재,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이 월스트리트저널에 '무역이 모든 사람을 위해 작동하도록 하는 방법'(How to maketrade work for everyone)이라는 제목의 공동명의 기고문을 싣고 TFA 미비준 국가들에 대해 연내 비준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TFA 발효는 WTO 주도로 2001년에 시작된 다자무역협상인 도하 라운드가 농업과 광공업 등 주요 분야에서의 이견으로 좌초한 상태에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뤄진 다자협상의 구체적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lhy501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