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 "비즈니스하기 전에 친구 돼라"…중국서 30년간 친구 1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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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오피스
막강 인맥이 CJ대한통운의 '거침없는 M&A' 원동력
중국 별명은 '안파이 박'…넓은 인맥으로 약속 주선
"중국서 사업하려면 그를 거쳐라"
CJ 중국대표 맡으며 자동차에다 CJ 제품 잔뜩 싣고
만나는 사람마다 "써보시라" 권유
술 못마셔도 인간미·성실함으로 중국서 인맥쌓기 성공
"10%의 플래닝, 90%의 액션"
"계획만 세우다 밤 세우지말고 직원들에게 현장 직접 가라" 지시도
막강 인맥이 CJ대한통운의 '거침없는 M&A' 원동력
중국 별명은 '안파이 박'…넓은 인맥으로 약속 주선
"중국서 사업하려면 그를 거쳐라"
CJ 중국대표 맡으며 자동차에다 CJ 제품 잔뜩 싣고
만나는 사람마다 "써보시라" 권유
술 못마셔도 인간미·성실함으로 중국서 인맥쌓기 성공
"10%의 플래닝, 90%의 액션"
"계획만 세우다 밤 세우지말고 직원들에게 현장 직접 가라" 지시도
“CJ와 대한통운의 만남은 10여년간 짝사랑한 한 남자가 오랜 노력 끝에 결혼에 골인한 것과 비슷하다. 2020년 물류로 톱 5, 결국은 세계 1등을 바라봐야 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한 말이다. 2012년 3월 CJ GLS와 대한통운이 합병했을 때 얘기다. 이 회장은 물류사업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꿈꿨다. 5년 만에 이 꿈에 성큼 다가섰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매출 6조원을 돌파했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였다.
이런 성과를 낸 주역은 2015년 말 CJ대한통운 사장으로 취임한 박근태 사장이다. 중국통(通)인 박 사장은 공격적으로 해외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CJ대한통운은 세계 22개국에 150개 거점을 갖췄다. 박 사장은 “물류 전 영역에서 87년간 쌓아온 CJ대한통운의 노하우로 4년 내 매출을 4배 이상인 27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국과 동남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등에서 대형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2020년 글로벌 톱5 물류기업"
CJ대한통운은 최근 2년간 M&A로 덩치를 키웠다. 2015년 미얀마 국영 물류기업인 육상운송청과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같은 해 중국 최대 냉동냉장기업이자 종합물류기업인 CJ로킨도 인수했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 3위 가전업체인 TCL과 물류 합작법인인 CJ스피덱스를 세워 중국 가전과 전자물류 시장에 진출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2위 물류기업인 센추리로지스틱스를 인수, 기존 현지법인과 합쳐 말레이시아 1위 물류기업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12월에는 필리핀 5대 물류기업인 TDG그룹과 현지 합작법인 ‘CJ트랜스내셔널 필리핀’을 설립해 종합물류사업에 뛰어들었다.
박 사장은 “글로벌 1위 물류기업인 DHL도 로컬 기업으로 출발했다”며 “스위스단자스, 영국 3자물류업체 엑셀 등을 인수하면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고 했다. 이어 “CJ대한통운 혼자서는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도 현지 기업과의 관계 속에서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동맹이 그의 전략이다.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영문 사명도 기존 CJ Korea Express에서 CJ Logistics로 바꿨다.
박 사장은 해외 M&A뿐 아니라 국내에도 과감하게 투자했다. 지난해부터 3800억원을 들여 경기 광주에 아시아 최대 규모, 세계 3위 규모의 ‘메가 허브 터미널’을 지었다.
기술도 중시한다. 첨단 융복합 기술과 엔지니어링, 정보기술(IT), 컨설팅으로 물류산업을 혁신해 첨단산업으로 발전시키려고 연구개발(R&D)에 힘쓰고 있다. 국내 물류기업 중 유일하게 기업 부설 연구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100여명의 연구인력이 종합물류연구원에서 자동화, 무인화, 지능화를 연구 중이다.
박 사장은 “물류산업은 첨단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기술 경쟁력이 곧 물류산업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CJ대한통운은 “4차 산업혁명에 맞춘 로지스틱스 4.0으로 진화하기 위해 국내외 스타트업과 연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R&D를 하고 있다”고 했다.
‘안파이 박’의 중국 생활 38년
박 사장의 별명은 ‘안파이(按排) 박’. 안파이는 배열하거나 정리한다는 뜻의 중국말이다. 인맥이 워낙 넓어 누가 무슨 요구를 하든 약속을 만들어주거나 사람을 소개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인맥은 한국 물류업계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박 사장은 21일 한국통합물류협회 제5대 회장에 회원사 만장일치로 선임됐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물류산업 경쟁력 강화와 회원사 물류 선진화를 위해 설립된 특수법인이다. 국내 주요 물류기업 500여개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이 수교하기 전인 1984년 (주)대우에서 홍콩 근무를 시작하며 중국과 인연을 맺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을 돌며 일했다. 대우차이나 대표로 일하다 2006년 1월 CJ중국본사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중국 생활 30년은 그에게 막강한 인맥을 남겨줬다. 중국 지방정부 간부나 국영기업 최고경영자까지 그와 편하게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박 사장은 “비즈니스하기 전에 먼저 친구가 돼라”고 늘 강조한다. 당뇨가 있어 술 한 잔 마시지 않으면서도 중국에서 엄청난 ‘관시(關系)’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인간미와 성실함 때문이었다. CJ중국본사 대표가 되고서는 차 안에 CJ가 생산한 다시다, 식용유, 빵과 과자 등을 잔뜩 싣고 다녔다. 만나는 사람마다 직접 제품을 설명하고 전하기도 했다. 자주 가는 유명 식당마다 셰프를 찾아가 조미료를 선물하고 “한번 써보라”고 건넨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지인들은 지금도 “술로 승부 본다는 중국 비즈니스 세계에서 술 한 잔 안 하며 어떻게 어마어마한 인맥을 관리했는지 미스터리”라고 말한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물류시장에서의 M&A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가 쌓아온 인맥이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발휘했다. CJ로킨의 경우 협상 당시 금액은 세 번째였지만 결국 CJ대한통운이 승기를 잡은 것도 박 사장에 대한 신뢰가 있어 가능했다는 평가다.
그가 인맥을 쌓는 동안 중국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박 사장은 “1980년대 처음 중국에 갔을 때 베이징과 광저우를 오가는 데 14시간이 걸리곤 했다”며 “‘CAAC’라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라고 했다. CAAC는 China airline always cancel의 약자로 우리말로 ‘중국 비행기는 항상 취소된다’는 뜻. 지금은 1만8000㎞의 고속철이 연결돼 중국 대륙 어디든 기차로 편안하게 오갈 수 있다며 그야말로 ‘상전벽해’라고 했다. 그는 지금도 CJ중국본사 대표를 겸직하면서 중국한국상회 고문과 지린성장 경제고문을 맡고 있다.
현장에 답…1년간 출장만 113회
그는 늘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 CJ중국법인 대표만 맡던 시절에도 그랬다. 매일 출근길에 CJ본사 건물에 있는 영화관 좌석을 직접 살피고, 극장 매표소와 식당 직원과도 대화를 나눴다. “어려운 일은 없냐, 어떤 물건이 잘 팔리냐”고 묻는 게 전부지만 매일 직원과 소통하고 소비자와 만나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CJ대한통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얼마 전 세어 보니 작년에만 비행기를 113번 탔다”고 했다. 회사의 거점 지역이 150곳인데 브라질만 제외하고는 다 다녀왔다. 해외 출장을 다니는 틈틈이 국내 직원들과도 스킨십을 많이 했다. 하루는 택배기사 체험을 해보고 싶어 택배기사 한 명을 따라나섰다. 짐 분류도 같이 해보고, 배달도 도왔다.
그의 체험기는 ‘사장의 택배기사 체험 영상’으로 직원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그는 “현장에 가 보니 늘어나는 택배 물량을 사람이 직접 분류하는 데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이 체험을 끝내고 ‘자동분류기’ 도입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10%의 플래닝, 90%의 액션이 중요하다”며 “계획만 만들다가 날 새우지 말고 현장에 직접 가보라”고 지시한다. 한국 땅의 97배나 되는 중국 구석구석을 누비며 경영한 만큼 모든 건 직접 눈으로 보고 아홉 번 이상 ‘확인사살’을 하라는 게 그의 원칙이다.
박 사장은 경영자로서의 포부도 크다. 그는 “CJ그룹 최고경영진이 중국에서 제2의 창업을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식품·바이오·유통·문화 등 4대 축이 모두 성공적인 궤도에 들어섰다”며 “CJ대한통운은 이들 사업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코어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박근태 사장 프로필
△1954년 서울 출생
△1973년 중앙고 졸업
△1977년 연세대 사학과 졸업
△1980년 대우그룹 입사
△1996년 대우 광저우·상하이 대표처 수석 대표
△2004년 대우인터내셔널 중국 대표이사
△2006년 CJ그룹 중국본사 대표
△2010년 주중 한국상공회의소 회장
△2015년 12월~ CJ대한통운 대표이사 겸 CJ그룹 중국본사 대표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한 말이다. 2012년 3월 CJ GLS와 대한통운이 합병했을 때 얘기다. 이 회장은 물류사업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꿈꿨다. 5년 만에 이 꿈에 성큼 다가섰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매출 6조원을 돌파했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였다.
이런 성과를 낸 주역은 2015년 말 CJ대한통운 사장으로 취임한 박근태 사장이다. 중국통(通)인 박 사장은 공격적으로 해외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CJ대한통운은 세계 22개국에 150개 거점을 갖췄다. 박 사장은 “물류 전 영역에서 87년간 쌓아온 CJ대한통운의 노하우로 4년 내 매출을 4배 이상인 27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국과 동남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등에서 대형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2020년 글로벌 톱5 물류기업"
CJ대한통운은 최근 2년간 M&A로 덩치를 키웠다. 2015년 미얀마 국영 물류기업인 육상운송청과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같은 해 중국 최대 냉동냉장기업이자 종합물류기업인 CJ로킨도 인수했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 3위 가전업체인 TCL과 물류 합작법인인 CJ스피덱스를 세워 중국 가전과 전자물류 시장에 진출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2위 물류기업인 센추리로지스틱스를 인수, 기존 현지법인과 합쳐 말레이시아 1위 물류기업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12월에는 필리핀 5대 물류기업인 TDG그룹과 현지 합작법인 ‘CJ트랜스내셔널 필리핀’을 설립해 종합물류사업에 뛰어들었다.
박 사장은 “글로벌 1위 물류기업인 DHL도 로컬 기업으로 출발했다”며 “스위스단자스, 영국 3자물류업체 엑셀 등을 인수하면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고 했다. 이어 “CJ대한통운 혼자서는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도 현지 기업과의 관계 속에서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동맹이 그의 전략이다.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영문 사명도 기존 CJ Korea Express에서 CJ Logistics로 바꿨다.
박 사장은 해외 M&A뿐 아니라 국내에도 과감하게 투자했다. 지난해부터 3800억원을 들여 경기 광주에 아시아 최대 규모, 세계 3위 규모의 ‘메가 허브 터미널’을 지었다.
기술도 중시한다. 첨단 융복합 기술과 엔지니어링, 정보기술(IT), 컨설팅으로 물류산업을 혁신해 첨단산업으로 발전시키려고 연구개발(R&D)에 힘쓰고 있다. 국내 물류기업 중 유일하게 기업 부설 연구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100여명의 연구인력이 종합물류연구원에서 자동화, 무인화, 지능화를 연구 중이다.
박 사장은 “물류산업은 첨단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기술 경쟁력이 곧 물류산업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CJ대한통운은 “4차 산업혁명에 맞춘 로지스틱스 4.0으로 진화하기 위해 국내외 스타트업과 연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R&D를 하고 있다”고 했다.
‘안파이 박’의 중국 생활 38년
박 사장의 별명은 ‘안파이(按排) 박’. 안파이는 배열하거나 정리한다는 뜻의 중국말이다. 인맥이 워낙 넓어 누가 무슨 요구를 하든 약속을 만들어주거나 사람을 소개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인맥은 한국 물류업계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박 사장은 21일 한국통합물류협회 제5대 회장에 회원사 만장일치로 선임됐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물류산업 경쟁력 강화와 회원사 물류 선진화를 위해 설립된 특수법인이다. 국내 주요 물류기업 500여개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이 수교하기 전인 1984년 (주)대우에서 홍콩 근무를 시작하며 중국과 인연을 맺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을 돌며 일했다. 대우차이나 대표로 일하다 2006년 1월 CJ중국본사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중국 생활 30년은 그에게 막강한 인맥을 남겨줬다. 중국 지방정부 간부나 국영기업 최고경영자까지 그와 편하게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박 사장은 “비즈니스하기 전에 먼저 친구가 돼라”고 늘 강조한다. 당뇨가 있어 술 한 잔 마시지 않으면서도 중국에서 엄청난 ‘관시(關系)’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인간미와 성실함 때문이었다. CJ중국본사 대표가 되고서는 차 안에 CJ가 생산한 다시다, 식용유, 빵과 과자 등을 잔뜩 싣고 다녔다. 만나는 사람마다 직접 제품을 설명하고 전하기도 했다. 자주 가는 유명 식당마다 셰프를 찾아가 조미료를 선물하고 “한번 써보라”고 건넨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지인들은 지금도 “술로 승부 본다는 중국 비즈니스 세계에서 술 한 잔 안 하며 어떻게 어마어마한 인맥을 관리했는지 미스터리”라고 말한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물류시장에서의 M&A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가 쌓아온 인맥이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발휘했다. CJ로킨의 경우 협상 당시 금액은 세 번째였지만 결국 CJ대한통운이 승기를 잡은 것도 박 사장에 대한 신뢰가 있어 가능했다는 평가다.
그가 인맥을 쌓는 동안 중국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박 사장은 “1980년대 처음 중국에 갔을 때 베이징과 광저우를 오가는 데 14시간이 걸리곤 했다”며 “‘CAAC’라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라고 했다. CAAC는 China airline always cancel의 약자로 우리말로 ‘중국 비행기는 항상 취소된다’는 뜻. 지금은 1만8000㎞의 고속철이 연결돼 중국 대륙 어디든 기차로 편안하게 오갈 수 있다며 그야말로 ‘상전벽해’라고 했다. 그는 지금도 CJ중국본사 대표를 겸직하면서 중국한국상회 고문과 지린성장 경제고문을 맡고 있다.
현장에 답…1년간 출장만 113회
그는 늘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 CJ중국법인 대표만 맡던 시절에도 그랬다. 매일 출근길에 CJ본사 건물에 있는 영화관 좌석을 직접 살피고, 극장 매표소와 식당 직원과도 대화를 나눴다. “어려운 일은 없냐, 어떤 물건이 잘 팔리냐”고 묻는 게 전부지만 매일 직원과 소통하고 소비자와 만나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CJ대한통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얼마 전 세어 보니 작년에만 비행기를 113번 탔다”고 했다. 회사의 거점 지역이 150곳인데 브라질만 제외하고는 다 다녀왔다. 해외 출장을 다니는 틈틈이 국내 직원들과도 스킨십을 많이 했다. 하루는 택배기사 체험을 해보고 싶어 택배기사 한 명을 따라나섰다. 짐 분류도 같이 해보고, 배달도 도왔다.
그의 체험기는 ‘사장의 택배기사 체험 영상’으로 직원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그는 “현장에 가 보니 늘어나는 택배 물량을 사람이 직접 분류하는 데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이 체험을 끝내고 ‘자동분류기’ 도입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10%의 플래닝, 90%의 액션이 중요하다”며 “계획만 만들다가 날 새우지 말고 현장에 직접 가보라”고 지시한다. 한국 땅의 97배나 되는 중국 구석구석을 누비며 경영한 만큼 모든 건 직접 눈으로 보고 아홉 번 이상 ‘확인사살’을 하라는 게 그의 원칙이다.
박 사장은 경영자로서의 포부도 크다. 그는 “CJ그룹 최고경영진이 중국에서 제2의 창업을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식품·바이오·유통·문화 등 4대 축이 모두 성공적인 궤도에 들어섰다”며 “CJ대한통운은 이들 사업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코어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박근태 사장 프로필
△1954년 서울 출생
△1973년 중앙고 졸업
△1977년 연세대 사학과 졸업
△1980년 대우그룹 입사
△1996년 대우 광저우·상하이 대표처 수석 대표
△2004년 대우인터내셔널 중국 대표이사
△2006년 CJ그룹 중국본사 대표
△2010년 주중 한국상공회의소 회장
△2015년 12월~ CJ대한통운 대표이사 겸 CJ그룹 중국본사 대표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