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2일(현지시간) 브리핑을 열고 39광년 떨어진 왜성 ‘트래피스트-1’ 주위를 돌고 있는 외계행성 7개를 발견하고 이들 행성이 지구처럼 지각과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발표했다.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가진 외계 행성이 한 별 주위에서 7개나 발견된 건 처음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별 가운데 가장 많은 행성을 보유한 별은 HD10180로 모두 7개 행성이 주위를 돌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지구와 달리 가스로 가득찬 목성형 행성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트랜싯이라는 독특한 현상을 이용해 이 별 주위를 도는 행성을 찾았다. 지구와 태양 사이에 달이끼어 들면 태양이 달에 가리는 일식이 일어나듯 먼 곳에 있는 별 주변을 도는 행성이 있다면 별과 지구 사이에 행성이 끼어드는 일이 생긴다. 별과 외계행성은 먼곳에 있고 행성이 훨씬 작아 별빛이 가려지지는 않지만 별의 밝기가 줄어든다. 이렇게 외계행성이 앞쪽을 지나는 동안 별 밝기가 약해지는 정도를 정밀하게 측정하면 행성의 크기를 계산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지구와 그리 멀지 않은 별 주변에 지구와 유사한 외계행성이 예상외로 많을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천문학자들 사이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계행성 연구자들의 모임인 엑소플래닛오알지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은 5454개로 이 가운데 2950개가 정식으로 인정을 받았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가까운 외계 행성은 4.2광년 떨어진 알파센타우리B 별 주변에서 발견됐다. 김승리 한국천문연구원 변광천체그룹장은 “태양계는 지구처럼 물이 있는 행성이 달랑 한 개 밖에 없지만 트래피스트-1에는 무려 7개나 되는 행성이 지구와 유사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우리가 지금까지 예측한 것보다 훨씬 많은 제2의 지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