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에게 듣는다] 홍준표 "정치권, 기업인 범죄자 취급…어떻게 일자리 생기길 기대하나"
홍준표 경남지사는 “기업과 기업인을 범죄인 취급하면서 어떻게 일자리가 생기길 기대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홍 지사는 지난 22일 경남 창원 도청 집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기업인데, 정치권에 반기업 정서가 팽배한 것은 참 불행한 일”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홍 지사는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치인 중에 내공이 (나보다) 낫다고 보는 사람은 없다”며 출마에 뜻이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16일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2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뒤 강연정치를 하는 등 대선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남도청 제공
경남도청 제공
▷대선에 나설 건가.

“어느 진영의 후보가 되기 위해 출마하진 않는다. 일생일대의 마지막 결정인데 촐랑대듯이 하면 안 된다.”

▷자유한국당에서 ‘홍트럼프(홍준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 띄우겠다고 한다.

“직접 연락 온 것은 없다.”

▷‘홍트럼프’ 별명이 마음에 드나.

“마음에 들고 안 들고 할 게 없다. 그런데 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무지막지하지는 않다(웃음). 철저히 생각하고 발언한다. 나는 홍준표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에 비해 지지율이 떨어진다.

“응답률 10%도 안 되는 여론조사에 현혹될 필요가 없다. 국회의원 4선 하며 상임위원회 12곳을 거쳤다. 정치인 중에 내공이 (나보다) 낫다고 보는 사람은 없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어떻게 생각하나.

“초임 검사 시절 청주지검에서 함께 일했다. 참 정의롭고 훌륭하고 반듯한 사람이다. 대통령을 하면 나라를 잘 끌고 갈 수 있다고 본다.”

▷황 대행이 출마한다면 경쟁해야 하는데.

“내가 황 대행이 대선에 나온다, 안 나온다 얘기할 입장은 아니다.”

▷‘최순실 사태’로 보수가 위기다.

“나는 진보·보수보다 좌파·우파라는 말을 쓴다. 한국은 우파의 자유주의를 기초로 하는 경제·사회체제만이 선진국을 담보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상당 기간 좌파가 집권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유럽과 남미 좌파들이 몰락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지도자가 ‘스트롱맨’이고 국수주의자다. 다음 정부가 좌파가 되면 이런 국제 정세를 헤쳐나갈 수 있겠나.”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두고 경남교육청과 갈등을 빚었는데.

“좌파에서 얘기하는 보편적 복지는 공산주의 치하의 배급제도다. 소득을 따지지 않고 보육비를 지급하는 게 누리 예산이다. 반대한다. 부자에게 골프 치고, 여행 가고, 사치할 자유를 주고, 서민에겐 일어설 기회를 주는 게 나의 복지 원칙이다.”

▷대선 주자들이 기업을 규제하는 공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일자리 창출하는 게 기업인데 정치권에서 반기업 정서가 팽배한 것은 참 불행한 일이다. 기업이 불편해하는 것은 전부 없애줘야 한다. 내라고 해서 돈을 냈는데, 그걸 뇌물이라고 엮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대통령 탄핵은 어떻게 생각하나.

“역대 정권에서 재계를 동원해 국책사업을 하지 않은 적이 있나. 김영삼, 김대중 정부 땐 아들이 국정농단을 했다. 노무현, 이명박 정부 땐 형님이 국정농단을 했다. 그런데 대통령을 탄핵하잔 소리는 없었다. 이 정부 와서는 최순실이 국정농단을 했다.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무한 책임을 지니까 정치적으로 탄핵하자는 것은 맞다. 그런데 과연 사법적 탄핵 대상이 되느냐는 별개 문제다. 요즘은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헌법재판소 재판도 여론에 흔들리니 우려스럽다.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난다고 하니 물러날 기회를 주자’고 주장했는데, 정치적으로 탄핵했고 사법적 심판대에 갔다. 사법적 심판도 우려하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불행한 일이다.”

▷출마한다면 어떤 화두를 제시하고 싶나.

“내가 꿈꾸는 것은 서민대통령이고 안보는 핵균형론이다. 천하대란 시기에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강한 리더, 옳은 일은 욕을 먹어도 반드시 추진하는 리더, 신뢰의 위기를 헤쳐 나갈 청렴한 리더가 필요하다.”

▷핵균형론의 요지는 뭔가.

“북핵 폐기를 위해 지난 20년 동안 6자회담 등을 했지만 외교적 방법으로는 불가능하게 됐다. 북한은 미사일을 1000개 넘게 보유하고 있다. 핵무기 제조 능력도 10~30개가 된다는 얘기가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만으로 방어가 가능하겠나. 실효성있게 대처하려면 미군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든지, 우리가 핵을 개발해야 한다.

▷미국이 동의할까.

“다행히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다. 설득할 수 있다고 본다.”

▷박 대통령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무능하지만 위법, 위헌적인 행동을 한 분은 아니다.”

▷모병제와 군 복무 단축 공약이 나왔다.

“젊은 사람들의 표를 얻으려는 얄팍한 술책에 불과하다.”

창원=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인터뷰 전문은 www.hankyung.com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