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 "김정남, 장성택 비자금 반환 안해 살해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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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대사관 서기관 현광성, 공항서 용의자 4명 배웅"
말레이 경찰, CCTV로 확인
말레이 경찰, CCTV로 확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인 현광성 주(駐)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44)이 사건 당일 출국한 북한 남성 용의자 4명을 공항에서 배웅했다고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가 말레이시아 경찰을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경찰 소식통은 “현광성이 지난 13일 북한 남성 용의자 4명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배웅하는 장면이 공항 폐쇄회로TV(CCTV)에 잡혔다”며 “당시 북한 고려항공 직원인 김욱일(37)과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외교관 여권을 가진 현광성이 범행에 가담한 정황은 사건 배후에 북한 정권이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현광성과 김욱일을 이번 사건 용의자로 추가 지목했다. 현지 중국어 신문 동방일보에 따르면 두 용의자는 경찰이 신상 정보를 파악했을 때 이미 북한대사관에 몸을 숨긴 상태였다. 이들은 이후 대사관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않고 있다.
경찰에 검거된 이정철(47) 외에 북한 남성 용의자 4명(이지현·홍송학·오종길·이재남)은 13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 2명이 김정남을 공격한 직후 출국했다 17일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대한항공 비행기를 폭파한 북한 공작원 출신 김현희 씨(55·사진)는 이날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김정남이 장성택에게서 받은 자금 일부를 반환하라는 요구를 (북한으로부터) 받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살해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여성 용의자에 대해선 “북한이 김정남 살해를 위해 외국인 여성을 수개월 동안 교육했을 것”이라며 “이들은 암살 대상자의 인상착의는 알았지만 김정남이라는 사실은 몰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김정남 암살에 쓰인 독극물의 정체를 쉽게 밝혀내지 못하면서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 화학전문가 피에르 샹피는 “피부로 침투해 그렇게 빨리 사람을 죽일 만큼 강력한 독소는 알지 못한다”며 “호흡기나 주사를 통해 체내로 들어간 신종 합성독소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두 여성이 맨손에 독극물을 발라 김정남의 얼굴에 문질렀다고 설명했는데 전문가들은 얼굴 피부에만 작용하는 독극물은 없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여성 용의자 2명이 서로 다른 화학물질을 손에 발랐고, 두 물질이 섞였을 때에만 치명적으로 변했을 것이란 이론도 있다”고 소개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경찰 소식통은 “현광성이 지난 13일 북한 남성 용의자 4명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배웅하는 장면이 공항 폐쇄회로TV(CCTV)에 잡혔다”며 “당시 북한 고려항공 직원인 김욱일(37)과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외교관 여권을 가진 현광성이 범행에 가담한 정황은 사건 배후에 북한 정권이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현광성과 김욱일을 이번 사건 용의자로 추가 지목했다. 현지 중국어 신문 동방일보에 따르면 두 용의자는 경찰이 신상 정보를 파악했을 때 이미 북한대사관에 몸을 숨긴 상태였다. 이들은 이후 대사관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않고 있다.
경찰에 검거된 이정철(47) 외에 북한 남성 용의자 4명(이지현·홍송학·오종길·이재남)은 13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 2명이 김정남을 공격한 직후 출국했다 17일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대한항공 비행기를 폭파한 북한 공작원 출신 김현희 씨(55·사진)는 이날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김정남이 장성택에게서 받은 자금 일부를 반환하라는 요구를 (북한으로부터) 받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살해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여성 용의자에 대해선 “북한이 김정남 살해를 위해 외국인 여성을 수개월 동안 교육했을 것”이라며 “이들은 암살 대상자의 인상착의는 알았지만 김정남이라는 사실은 몰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김정남 암살에 쓰인 독극물의 정체를 쉽게 밝혀내지 못하면서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 화학전문가 피에르 샹피는 “피부로 침투해 그렇게 빨리 사람을 죽일 만큼 강력한 독소는 알지 못한다”며 “호흡기나 주사를 통해 체내로 들어간 신종 합성독소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두 여성이 맨손에 독극물을 발라 김정남의 얼굴에 문질렀다고 설명했는데 전문가들은 얼굴 피부에만 작용하는 독극물은 없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여성 용의자 2명이 서로 다른 화학물질을 손에 발랐고, 두 물질이 섞였을 때에만 치명적으로 변했을 것이란 이론도 있다”고 소개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