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상장사들이 잘 키운 제약·바이오 자회사들을 속속 공개한다. 이들의 기업공개(IPO)는 모회사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의 미국 자회사인 티슈진은 연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티슈진은 세계 최초의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의 미국과 유럽 판권을 가지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는 국내에서는 올해부터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며, 미국에서는 임상3상 단계에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티슈진의 가치를 2조원으로 평가했다. 이상원 연구원은 "인보사의 미국 시판은 2021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판 후 매출의 순현재가치(NPV)와 임상3상 성공률을 적용하면 티슈진의 가치는 2조원"이라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코오롱이 가진 티슈진 지분 31.5%의 가치는 약 6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상장 추진에 따라 코오롱이 보유한 티슈진의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봤다.
[분석플러스] 코오롱·SK, 잘 키운 자식 공개…기업가치 상승 기대
CJ제일제당의 100% 자회사 CJ헬스케어도 올 하반기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 제약사인 CJ헬스케어는 지난해 5143억원의 매출과 6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상장을 통해 신약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SK도 조만간 신약개발 자회사 SK바이오팜의 상장 준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는 미국에서 임상2상을 성공적으로 마침에 따라, 임상3상에서 약효 심사를 생략하고 안전성 시험만 진행하고 있다.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SK는 SK바이오팜을 2020년 매출 1조원과 영업이익 6000억원의 회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IPO는 2018년 이후를 생각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관계사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장으로 회계 투명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그동안 해외에서의 매출과 셀트리온 매출 사이의 괴리가 발생해, 회계상의 불투명성이 제기돼 왔다"라며 "그러나 셀트리온 매출과 관련된 불투명성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장으로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제품을 독점적으로 공급받아 해외에 판매한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제품을 팔아 매출을 낸다. 그러나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재고를 쌓는 부분 때문에 셀트리온 매출에 대한 진성 논란이 있어왔다.

이같은 논란들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올 상반기 상장하면서, 매출 구조를 공개하면 해소될 것이란 기대다.

다만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장으로 매수세가 분산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