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나흘째 하락해 장중 달러당 1130원 아래로 내려갔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5원80전 하락한 달러당 1131원50전으로 마감했다. 연저점이면서 작년 10월24일(1131원)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환율은 지난 21일(1146원10전)부터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엔 환율도 한때 100엔당 1000원 밑으로 하락했다.

강달러 행진이 주춤해지면서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올랐다. 최근 발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미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새로운 언급이 없어 달러 약세 요인이 됐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의 세제개편안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달러가치를 끌어내렸다. 미 정부의 세제개편은 달러 강세 요인으로 꼽혀왔다.

월말이 다가오면서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도 집중됐다. 오는 4월 미 정부가 한국 등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원화 강세를 이끈 요인이다. 원화가치가 올랐을 때 외환당국이 이를 낮추는 방향으로 적극 개입할 경우 환율조작 혐의를 받을 수 있다. 이 점 때문에 시장에서는 원화 강세를 내다보는 견해가 적지 않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수출 호조로 달러 매도 주문이 꾸준히 나오는 데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채권을 순매수하면서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며 “오는 28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