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실적에 고금리…A급 회사채에도 '온기'
회사채시장에 유례없는 ‘뭉칫돈’이 몰리면서 지난해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외면받았던 ‘A’급(신용등급 A-~A+) 회사채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24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올 1~2월 A급 회사채 발행 규모는 1조3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9% 증가했다. 1월에는 4개 기업만 발행에 성공했지만 이달엔 12개 기업이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렸다.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이 기간 A급 회사채의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3.79 대 1로 역대 최고 수준(1~2월 기준)을 기록했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5년의 2 대 1이었다. 회사채 수요예측 경쟁률 역대 1, 2위를 갈아치운 것도 A급 기업이었다. 지난달 말 한화케미칼(신용등급 A+)이 12.7 대 1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현대다이모스(A+)가 10.83 대 1로 역대 2위 기록을 새로 썼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수의 A급 기업이 희망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탄탄한 실적을 갖춘 기업 위주로 채권 발행에 뛰어든 것도 시장 분위기를 띄우는 데 기여했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대상 오일허브코리아여수 CJ프레시웨이 등은 수익구조가 안정적이고, 한화케미칼 LG실트론 등은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룬 기업들이다.

높은 금리도 A급 회사채 수요를 늘린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23일 기준 3년 만기 ‘AA’급 회사채 평균 금리는 연 1.662%. 같은 만기의 ‘A’급 회사채 평균 금리는 이보다 1.3%포인트 이상 높은 연 3.011%다. 최근 수익성이 나빠진 몇몇 기업은 이 같은 금리 차를 내세워 회사채 투자자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태영건설(연 4.56%) 하이트진로홀딩스(연 3.11%) 등이 대표적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