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임한 허창수 회장 "전경련 환골탈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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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장 못뽑아 총회 전날 수락
"정경유착 근절해 국민 신뢰 회복"
정통 관료출신 권태신 상근부회장
"4대그룹 전경련 필요성 공감할 것"
예산 40% 삭감…포스코도 "탈퇴"
"정경유착 근절해 국민 신뢰 회복"
정통 관료출신 권태신 상근부회장
"4대그룹 전경련 필요성 공감할 것"
예산 40% 삭감…포스코도 "탈퇴"
이달 말 물러나기로 했던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또다시 연임하기로 한 것은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었다. 전경련은 새 회장을 뽑아 쇄신에 나선다는 구상이었지만, 차기 회장 후보들이 모두 손사래 쳤기 때문이다. 허 회장과 권태신 상근부회장은 무너질 위기에 처한 전경련을 다시 일으켜세우기 위해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뼈를 깎는 쇄신에 나서기로 했다.
◆“경제 싱크탱크로 거듭날 것”
전경련은 24일 정기총회를 통해 허 회장 연임 안건을 의결했다. 총회 분위기는 썰렁했다. 550여개 회원사 대부분이 위임장을 제출하고 총회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회장단 중에는 허 회장과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만 참석했다. 이날 물러난 이승철 부회장도 나왔다.
허 회장의 4연임이 정해지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전경련은 당초 새 회장을 내세운 뒤 쇄신안을 마련해 조직을 추스르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10대 그룹 회장과 경제 관료 출신 외부 인사들이 모두 고사하면서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
결국 회장단은 허 회장이 연임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허 회장은 총회 전날인 23일 저녁까지 회장단과 전화를 주고받으며 고심을 거듭한 끝에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새 회장 선임이) 다소 여의치 못해 제가 이번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정경유착 근절 △전경련 투명성 강화 △싱크탱크 기능 강화 등 3대 혁신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무엇보다 정경유착을 근절하겠다”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부당한 외부 압력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선 전경련이 쇄신안을 마련하고 새 회장 후보를 찾으면 허 회장이 2년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물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 및 인력, 예산 대폭 축소
허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혁신위는 외부 회계법인에 의뢰한 용역 결과와 각계에서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미국 헤리티지재단 같은 싱크탱크로 전환하는 방안과 미국 경제단체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을 벤치마킹하는 방안 등을 놓고 검토할 방침이다. 전경련 ‘간판’을 떼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권 부회장은 “늦어도 다음달 혁신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원투수’로 나선 허 회장과 권 부회장 앞에 놓인 난제는 수두룩하다. 당장 직원들의 월급과 운영비 등을 충당할 돈이 문제다. 500억원(2015년 말 기준)에 육박하는 전경련 예산 대부분은 550여개 회원사가 내는 회비로 충당했다. 이 중 70% 이상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이 부담했다. 4대 그룹에 이어 포스코도 이달 중순께 이미 탈퇴 의사를 전경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산 확보는 더욱 어려워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일단 탈퇴 의향을 표시한 것이고 아직 전경련에서 답변을 듣진 못했다”며 “새로운 회장단이 꾸려진 만큼 조만간 응답이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일단 올해 예산을 40%가량 줄이고 비용을 절감해 버틴다는 계획이다. 권 부회장은 “경비절감도 하고 구조조정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장창민/김순신 기자 cmjang@hankyung.com
◆“경제 싱크탱크로 거듭날 것”
전경련은 24일 정기총회를 통해 허 회장 연임 안건을 의결했다. 총회 분위기는 썰렁했다. 550여개 회원사 대부분이 위임장을 제출하고 총회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회장단 중에는 허 회장과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만 참석했다. 이날 물러난 이승철 부회장도 나왔다.
허 회장의 4연임이 정해지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전경련은 당초 새 회장을 내세운 뒤 쇄신안을 마련해 조직을 추스르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10대 그룹 회장과 경제 관료 출신 외부 인사들이 모두 고사하면서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
결국 회장단은 허 회장이 연임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허 회장은 총회 전날인 23일 저녁까지 회장단과 전화를 주고받으며 고심을 거듭한 끝에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새 회장 선임이) 다소 여의치 못해 제가 이번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정경유착 근절 △전경련 투명성 강화 △싱크탱크 기능 강화 등 3대 혁신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무엇보다 정경유착을 근절하겠다”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부당한 외부 압력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선 전경련이 쇄신안을 마련하고 새 회장 후보를 찾으면 허 회장이 2년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물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 및 인력, 예산 대폭 축소
허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혁신위는 외부 회계법인에 의뢰한 용역 결과와 각계에서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미국 헤리티지재단 같은 싱크탱크로 전환하는 방안과 미국 경제단체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을 벤치마킹하는 방안 등을 놓고 검토할 방침이다. 전경련 ‘간판’을 떼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권 부회장은 “늦어도 다음달 혁신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원투수’로 나선 허 회장과 권 부회장 앞에 놓인 난제는 수두룩하다. 당장 직원들의 월급과 운영비 등을 충당할 돈이 문제다. 500억원(2015년 말 기준)에 육박하는 전경련 예산 대부분은 550여개 회원사가 내는 회비로 충당했다. 이 중 70% 이상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이 부담했다. 4대 그룹에 이어 포스코도 이달 중순께 이미 탈퇴 의사를 전경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산 확보는 더욱 어려워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일단 탈퇴 의향을 표시한 것이고 아직 전경련에서 답변을 듣진 못했다”며 “새로운 회장단이 꾸려진 만큼 조만간 응답이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일단 올해 예산을 40%가량 줄이고 비용을 절감해 버틴다는 계획이다. 권 부회장은 “경비절감도 하고 구조조정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장창민/김순신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