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이 27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황 권한대행이 특검 수사기간 연장 요청을 불승인한 것과 관련, 야당이 탄핵을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국회의 탄핵 절차와 실현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야권은 황 권한대행이 국무총리 신분으로서 권한대행을 맡았기 때문에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헌법 65조에 따르면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가 있어야 한다. 의결에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재적의원 299명 중 100명 이상이 발의해 150명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는 셈이다.

민주당(121석)과 국민의당(39석) 정의당(6석)은 이날 야 4당 원내대표 회담에서 탄핵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바른정당(32석)은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바른정당을 제외하더라도 야 3당의 의석이 166석으로 재적의원의 절반을 가뿐히 넘는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석만 합쳐도 160석으로 반란표만 단속되면 의결이 가능하다.

탄핵을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에서는 국무총리가 아닌 대통령 신분에 준하는 탄핵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재적 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3분의 2 이상인 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바른정당이 동참하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사실상 탄핵안 가결은 어려운 게 현실이다.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투표로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 이 기간 내에 의결되지 않으면 탄핵안은 폐기된다.

국무총리가 탄핵되면 탄핵 심판을 받을 때까지 권한행사가 정지된다. 이 경우 헌법 71조에 의거해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 순서대로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현재대로라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과 국무총리 권한대행까지 떠맡게 되는 것이다. 탄핵안의 가결이 가능한 정족수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3월 임시국회에서 표결 처리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당이 의사일정을 합의해주지 않으면 본회의 자체를 열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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