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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수가방' 드는 男·'배바지' 입는 女…패션, 성 경계 허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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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클러치백을 들고 있는 남성(좌), 슬랙스 입은 여성(우)>
    <사진: 클러치백을 들고 있는 남성(좌), 슬랙스 입은 여성(우)>
    '일수가방'이라 부르던 클러치백이 남성들 사이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아저씨 배바지'로 여기던 슬랙스는 여성들의 패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남성과 여성을 초월해 '중성성'을 표현하는 젠더리스룩이 인기를 끌면서다.

    젠더리스룩은 연예인이나 셀러브리티(유명인)를 중심으로 몇 년 전부터 유행하다 최근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도 대세로 자리잡았다.

    28일 온라인쇼핑몰 AK몰이 지난 1년 간 회원들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젠더리스룩 관련 패션 아이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젠더리스(genderless)는 성별을 뜻하는 단어인 '젠더'(gender)에서 파생한 용어로, 성 구별이 없는 중성적이라는 의미다.

    남성들은 핑크톤의 라운드티나 리본으로 연출한 셔츠에 클러치백을 들고, 여성들은 남성 정장 스타일 바지에 로퍼를 신는 등으로 연출하는 것을 젠더리스룩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년 간 AK몰에서는 핑크톤 라운드티와 셔츠 등의 남성 의류 매출이 280% 증가했고 남성 액세서리 커프스도 100% 이상 늘어났다.

    남성 화장품 매출은 30%, 남녀공용 라운드티 매출도 300% 넘게 급증했다.

    같은 기간 남성 정장스타일의 여성용 슬랙스 매출은 500% 이상 뛰었다. 오버사이즈 코트와 일자바지, 와이드팬츠 매출도 각각 100%, 50%, 20% 넘게 급증했다.

    의류를 포함해 여성용 로퍼 매출은 50%, 워커는 60% 늘었다.

    범위를 지난 한달로 좁혀봐도 여성용 슬랙스 매출은 60% 이상, 남성 화장품 매출은 20%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젠더리스룩 인기가 올 봄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젠더리스룩은 구찌, 디올, 버버리 등 해외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번지기 시작해 유명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최신 유행으로 떠올랐다.

    리본 셔츠에 슬림한 바지를 즐겨입는 배우 강동원이나 핑크 색상이 어울리는 빅뱅 멤버 지드래곤은 젠더리스룩 대표주자로 꼽힌다.

    젠더리스룩이 보편화하는 건 전통적인 성 역할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것과 관련 있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남성들도 과거처럼 남성성을 강요받던 문화에서 벗어나면서 패션계에도 성별을 넘나드는 스타일이 자리잡은 것이다.

    남의 눈을 의식하기 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개성을 추구하려는 젊은 세대의 모습도 젠더리스룩으로 표현된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지난해 젠더리스 패션 트렌드가 불 것으로 전망한 데 이어 올해도 성별을 넘나드는 '보더리스'(경계없는) 스타일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외모를 꾸미는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그루밍족이 늘면서 남성복 시장에서 보더리스가 각광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AK몰 관계자는 "젠더리스룩 인기는 올해도 주요한 패션 트렌드가 될 것"이라며 "성 별 구분이 사라지는 현상은 의류 뿐 아니라 패션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 잠깐 용어

    클러치백= 끈이 없어 손에 쥘 수 있도록 디자인한 가방. 가볍고 직사각형 타입이 대부분.

    슬랙스= '느슨하다'는 뜻의 형용사인 슬랙(slack)에서 따온 명칭. 여유있는 바지나 작업 바지를 부르다가 최근엔 실용적인 바지를 통칭.

    그루밍족=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을 일컫는 신조어.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을 시켜주는 데서 유래.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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