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환경 급변…기업들, 세금 전문가 자체 양성해야"
“기업들도 세무 전문가인 동시에 디지털 기술 이해도가 뛰어난 ‘택스(tax) 테크놀로지스트’를 자체 양성해야 합니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업체 EY글로벌의 제이 닙 부회장(사진)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각국 세무당국이 세수 증대를 위해 첨단 시스템을 도입하고 과세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BEPS(소득 이전을 통한 세원 잠식)에 대한 국가 간 공동 대응으로 특정 기업의 세무정보를 각국 세무당국이 공유하는 등 기업의 세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과세 방법까지 첨단화하고 있어 전문인력을 통한 효과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닙 부회장은 “기업들이 1차 가공한 세무정보를 바탕으로 과세하던 세무당국이 금융회사 등에서 직접 정보를 받아 과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세무 신고 누락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세무팀이 재무팀 등 다른 부서와 활발하게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EY글로벌에서 세무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한국 세무시장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번에 처음 한국을 찾았다.

닙 부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조세 및 무역정책 변화 등과 관련해서는 기업들이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들은 조세 등 개혁안이 제조원가와 소비자가격이라는 양 측면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고 (공장 이전) 등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호무역주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세계 소비자의 95%가 미국 밖에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전 세계와 등을 돌릴 수는 없다”며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한국 정부의 법인세 인상 움직임은 글로벌 주요국과는 다른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를 결정할 때는 세율만이 아니라 다른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기업 처지에서는 다른 조건이 같다면 세율이 더 낮은 지역으로 투자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