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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직장인 이상우 씨(39)는 부인과 월급을 합하면 640만원 정도 된다. 대출 1억원을 끼고 산 1억8000만원 상당의 서울 강북의 소형 오피스텔에서 나오는 임대료까지 더하면 월소득이 700만원에 이른다. 집(4억3000만원)을 살 때 받은 주택담보대출 2억1000만원에 대한 원리금 150만원과 생활비 등을 쓰고 남은 돈은 은행 적금으로 저축하고 있다. 이씨는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은행 대출금리가 상승할 조짐을 보이자 이자 부담이 늘어날까 불안하다. 은퇴 후 노후준비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금융자산 늘리는데 주력

재테크 전문가들에게 이씨의 사례를 중심으로 금리 상승기 재테크에 대한 상담을 의뢰했다. 전문가들은 이씨는 대출이 과도하게 많아 금리 상승기에 취약할 수 있고, 자산이 부동산에 편중돼 있다고 진단했다.

김대근 농협은행 WM지원단 선임연구원은 “금융자산 비중을 늘려야 하고, 40대를 앞두고 은퇴 이후 현금 흐름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와 같이 집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자산의 일부분을 일찍부터 금융상품에 분산 투자해 복리 효과를 얻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씨의 경우 강북의 오피스텔은 노후화되면 시세가 상승할 가능성이 낮고 수익률도 높지 않기 때문에 처분하는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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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에 은퇴 전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선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매달 넣는 적금 90만원을 쪼개서 30만원으로는 아내가 연금저축을 가입하는 게 낫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상품은 연간 최대 700만원을 넣으면 92만4000원의 세금을 돌려받는 세금 혜택도 있다. 연말정산 공제항목 중 인적공제를 제외하면 가장 큰 혜택이다.

가계 지출도 줄여야 한다. 김 연구원은 “사교육비 등 지출을 줄여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며 “일정한 교육비 규모를 정한 뒤에 자녀가 배우고 싶은 것을 예산 안에서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질병이나 사고를 대비해 15만원 정도는 보장성 손해보험에 가입하는 게 좋다. 암 보험의 경우 조금이라도 젊은 나이에 가입해야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나머지 돈은 일반 적금보다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이용해 투자하는 것을 추천했다.

빚 내서 투자는 금물, 대출 줄여라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기에는 이자 부담을 줄이는 게 첫 번째다. 유망한 투자처로 보여도 대출을 끼고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 은행권 대출은 1년 단위로 잔액의 10%까지 수수료 없이 언제든 중도 상환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여윳돈이 있다면 빚부터 줄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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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갚을 때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금리가 높은 자투리 대출을 먼저 갚아야 한다.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한도대출도 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만큼 여유자금이 있다면 상환 1순위에 둬야 한다. 금리가 같다면 대출금이 적은 것과 만기가 가장 빠른 순으로 갚는 게 요령이다.

신용등급을 올려 이자 부담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부채를 줄였다면 대출이 남아있는 금융회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해야 한다. 취업, 전문 자격증 취득, 직장 변동, 직위 상승, 연소득 또는 재산 증가 등의 긍정적인 사유가 있다면 함께 알리면 금리를 내릴 수 있다.

미국 주식, 원자재 등 투자상품 유망

금리 상승기 자산 리모델링의 첫걸음은 은행 예·적금을 탈출해 다양한 투자상품에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세금을 제한 연 1%대 초반의 정기예금 이자만 받는 것은 재테크라고 할 수 없다. 투자상품을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선 여러 투자상품을 담을 수 있는 ISA를 활용해 다양한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게 좋다. 적립식 투자상품인 ISA는 최대 200만원까지의 수익에 대해 비과세가 적용된다. 개별 투자 상품 중에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채권보다 주식형펀드에 많은 비중을 둘 것을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미국 주식은 대표적인 유망자산으로 꼽힌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도 감안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건 토목 인프라 사업 확대와 중국, 멕시코 등에 대한 보복 관세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역관세를 부과하면 상품수입 가격을 올려 소비자 물가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의 수혜를 받는 금, 농산물, 원유 등을 편입하고 있는 원자재 인덱스 펀드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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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까지 가입하면 세금이 면제되는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도 유망하다. 원화가 강세일 때 투자하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고, 3000만원(원금 기준)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가입 후 10년까지 비과세가 적용된다. 이 밖에 금리 상승기에 유리한 뱅크론 펀드와 미국 경기 회복의 수혜를 받는 단기 하이일드 펀드도 유망상품으로 꼽힌다.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선 배당주 펀드가 유망하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도움말 = 김대근 농협은행 WM지원단 선임연구원 조현수 우리은행 WM자문센터 자산컨설팅 팀장 배종우 KEB하나은행 올림픽선수촌PB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