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풀 견제·트럼프 무역장벽 돌파


테네시주 북동부의 클라크스빌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한 해 세탁기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골자다. 공장 가동 시점은 2019년 상반기다. 계획된 공장 연면적은 7만7000㎡인데 확보한 공장 부지는 125만㎡에 달해 앞으로 세탁기 외에 냉장고나 TV 등의 생산라인이 추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상반기 중 부지 계약을 끝내고 연내 착공을 목표로 생산라인 설계를 한다.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900달러 이상)에서 매출 기준 28.9%를 점유했다. 삼성전자까지 합하면 한국산 드럼세탁기의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이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중국에서 생산한 한국산 세탁기에 32~52%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다. 텃밭을 위협당한 미국 업체들의 물밑작업이 성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견제를 뿌리치기 위해 LG전자는 미국 내 세탁기 공장 설립을 추진해 지난해 말부터 테네시주와 구체적인 투자 내용에 대한 협상을 벌여왔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지 인건비가 높지만 물류비 감소와 반덤핑 제재 회피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6년 전부터 추진해 온 사업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제조업 일자리 유치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