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국민연금·산업은행, 사모펀드·VC에 2조 푼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운용사 선정 동시 착수
국민연금 1조5000억, 산업은행 6100억 출자 검토
스틱·IMM·JKL 등 운용사들 자금 유치 경쟁
국민연금 1조5000억, 산업은행 6100억 출자 검토
스틱·IMM·JKL 등 운용사들 자금 유치 경쟁
▶마켓인사이트 3월2일 오후 3시30분
국민연금공단과 산업은행이 총 2조원의 자금을 굴릴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털(VC) 운용사를 선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국내 간판 펀드투자자(LP)인 두 기관이 동시에 운용사 선정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대체투자 주도권을 놓고 운용사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반기에 동시 선정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산업은행은 이달 2017년 PEF와 VC 위탁 운용사 선정 절차 및 방식을 공고한다. 국민연금이 약 1조5000억원, 산업은행이 6100억원 등 총 2조1100억원 안팎을 출자하는 방안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 대표 투자자인 두 기관이 동시에 PEF와 VC 위탁 운용사 선정 작업에 착수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과거엔 국민연금은 상반기, 산업은행은 하반기에 위탁 운용사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국민연금보다 앞선 지난달 공고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내부 인사가 겹쳐 공고 시기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국민연금보다 뒤늦게 운용사 모집에 나서다 보니 우수 운용사 유치에 애로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은 일부 PEF와 VC 출자 시기를 하반기로 미루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두 기관이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운용사도 겹친다. 국민연금은 올해 PEF 부문에서 대형(라지캡) 펀드 위탁을 없애고 중형(미드캡) 펀드 위탁 규모를 1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최근 수년 동안 대형 펀드에 위탁한 자금이 제대로 소진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산업은행은 대형 부문의 위탁 운용사를 한 곳에서 두 곳으로 늘리는 대신 펀드당 규모를 1500억원에서 1000억~1200억원 등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운용사들은 이들 기관에서 위탁받은 자금을 기반으로 3000억~6000억원 규모의 PEF를 만든다. 국내 한 PEF 대표는 “국민연금과 산업은행은 3000억~6000억원 규모의 차별화된 투자 전략을 보유한 PEF 운용사를 선호하고 있다”며 “대체로 이들 운용사의 트랙 레코드(투자 실적)도 우수하다”고 전했다.
누가 따낼까
업계에서는 올해 스틱인베스트먼트, 루터PE, NH투자증권, 유니슨캐피탈, IMM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큐캐피탈 등 PEF 운용사들이 국민연금과 산업은행을 두고 치열한 자금 유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에 자신이 있는 일부 운용사는 위탁 자금을 독식할 계획도 갖고 있다.
과거에 없던 펀드 유형이나 평가 기준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올해 PEF 부문에서 공동투자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기존 위탁 운용사가 투자할 때 국민연금이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공동 투자(coinvestment)’ 역할을 하는 펀드다. 운용사는 투자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고 국민연금은 수수료를 아끼면서 내부 의사 결정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인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PEF 운용사에 1~2점가량 가점을 주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내 LP 중에선 처음 도입하는 사례다. 통상 5점(만점 100점) 이내에서 승부가 좌우되기 때문에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여부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 연기금의 자금이 국내 PEF와 VC 시장에 과도하게 쏠리면서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내 한 VC 대표는 “국민연금과 산업은행뿐 아니라 한국모태펀드, 한국성장금융이 VC에 정기 출자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부처까지 정책성 펀드를 내놓고 있다”며 “수년 뒤 거품이 꺼지면 큰 손실이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좌동욱/김태호 기자 leftking@hankyung.com
국민연금공단과 산업은행이 총 2조원의 자금을 굴릴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털(VC) 운용사를 선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국내 간판 펀드투자자(LP)인 두 기관이 동시에 운용사 선정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대체투자 주도권을 놓고 운용사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반기에 동시 선정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산업은행은 이달 2017년 PEF와 VC 위탁 운용사 선정 절차 및 방식을 공고한다. 국민연금이 약 1조5000억원, 산업은행이 6100억원 등 총 2조1100억원 안팎을 출자하는 방안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 대표 투자자인 두 기관이 동시에 PEF와 VC 위탁 운용사 선정 작업에 착수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과거엔 국민연금은 상반기, 산업은행은 하반기에 위탁 운용사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국민연금보다 앞선 지난달 공고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내부 인사가 겹쳐 공고 시기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국민연금보다 뒤늦게 운용사 모집에 나서다 보니 우수 운용사 유치에 애로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은 일부 PEF와 VC 출자 시기를 하반기로 미루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두 기관이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운용사도 겹친다. 국민연금은 올해 PEF 부문에서 대형(라지캡) 펀드 위탁을 없애고 중형(미드캡) 펀드 위탁 규모를 1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최근 수년 동안 대형 펀드에 위탁한 자금이 제대로 소진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산업은행은 대형 부문의 위탁 운용사를 한 곳에서 두 곳으로 늘리는 대신 펀드당 규모를 1500억원에서 1000억~1200억원 등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운용사들은 이들 기관에서 위탁받은 자금을 기반으로 3000억~6000억원 규모의 PEF를 만든다. 국내 한 PEF 대표는 “국민연금과 산업은행은 3000억~6000억원 규모의 차별화된 투자 전략을 보유한 PEF 운용사를 선호하고 있다”며 “대체로 이들 운용사의 트랙 레코드(투자 실적)도 우수하다”고 전했다.
누가 따낼까
업계에서는 올해 스틱인베스트먼트, 루터PE, NH투자증권, 유니슨캐피탈, IMM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큐캐피탈 등 PEF 운용사들이 국민연금과 산업은행을 두고 치열한 자금 유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에 자신이 있는 일부 운용사는 위탁 자금을 독식할 계획도 갖고 있다.
과거에 없던 펀드 유형이나 평가 기준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올해 PEF 부문에서 공동투자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기존 위탁 운용사가 투자할 때 국민연금이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공동 투자(coinvestment)’ 역할을 하는 펀드다. 운용사는 투자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고 국민연금은 수수료를 아끼면서 내부 의사 결정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인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PEF 운용사에 1~2점가량 가점을 주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내 LP 중에선 처음 도입하는 사례다. 통상 5점(만점 100점) 이내에서 승부가 좌우되기 때문에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여부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 연기금의 자금이 국내 PEF와 VC 시장에 과도하게 쏠리면서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내 한 VC 대표는 “국민연금과 산업은행뿐 아니라 한국모태펀드, 한국성장금융이 VC에 정기 출자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부처까지 정책성 펀드를 내놓고 있다”며 “수년 뒤 거품이 꺼지면 큰 손실이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좌동욱/김태호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