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상금은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겠습니다.”

LG복지재단(대표 구본무) 직원들이 ‘LG 의인상’을 전해주러 갔을 때 가장 자주 듣는 말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LG 의인상 수상자 중 9명이 자신의 상금을 더 어려운 이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수상자를 선정해 수여하는 LG복지재단에서 확인한 것만 그렇고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복지재단이 2015년 제정해 수여하고 있는 LG 의인상은 지금까지 총 36명에게 수여됐다.

지난해 10월 전남 여수 여객선 표류 사고현장에서 선원 6명을 구조한 신승용 구조대장 등 해양경찰 5명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해경 유가족 자녀 장학재단, 지역 사회복지관, 유니세프 등에 상금 5000만원을 모두 기부했다. 작년 3월에는 불 속에 갇힌 90대 할머니를 구조한 박종우 경사가 상금을 할머니 치료에 썼다. 11월에는 경기 부천 주택가 화재 당시 크레인을 몰고가 베란다에 갇힌 일가족 5명을 구한 원만규 씨가 상금 일부를 이주노동자 후원 단체 등에 기부하기도 했다. 12월엔 서울역에서 의식을 잃은 시민을 응급처치로 구조한 반휘민 중위와 안동댐에 투신한 여성을 구조한 이태걸 경사가 각각 노숙자 보호시설과 안동시 장학회에 상금을 전달했다. LG 관계자는 “넉넉지 않은 형편에서 목돈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려는 의인상 수상자들을 보며 의인에 이름을 올릴 만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LG복지재단은 이날 김국관 현진호 선장과 시내버스 운전기사 임정수 씨에게 의인상을 수여했다. 김씨는 지난달 전남 진도 인근에서 어선에 화재가 나 선원들이 바다에 빠졌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가 선원 7명을 모두 구조했다. 임씨는 지난달 운행 중이던 버스에서 한 승객의 방화로 버스에 불길이 치솟자 앞뒤 문을 개방하고 승객 40여명을 대피시킨 뒤 마지막으로 버스에서 내렸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