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특검은 이날 70일간의 공식 수사 종료를 계기로 마련한 기자 간담회에서 "주어진 시간 내에 부지런히 일해서 어느 정도 국민이 알고 싶어하는 사건의 진상을 좀 제대로 밝혀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정신없이 달려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특검은 최순실 씨의 행보 못지않게 한국 사회의 정경유착 구도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순실 사건은 큰 두 고리가 있는데 하나는 (최순실이) 대통령을 팔아 국정농단을 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경유착"이라며 "삼성이나 기업들의 재단 출연 행위를 축소해서 보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는 그렇게 안 봤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은 "최순실의 입장에서도 기존에 있던 정경유착을 활용한 셈"이라며 "이제는 삼성이 이재용(삼성)이 전경련에서 탈퇴하고, 정부에서 뭐라고 해도 정당하지 않으면 안 하겠다고 하니 이렇게 나라를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수사가 미완성인 채로 검찰에 넘어가게 된 데는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특검은 "구속영장을 재청구했으면 100% 영장이 나왔을 것이지만 보완할 시간이 없어 못 했다"며 "검찰은 수사 대상 제한이 없어 수사를 잘 할 것이고 안 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가 최대 고비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경제 논리를 앞세우면 법이 밀릴 때가 있다"며 ""제가 이상하게 재계하고 사이가 좋지 않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박 특검은 미르·K재단 출연금 가운데 삼성의 출연금만 뇌물로 우선 규정한 것과 관련해 검찰이 향후 특검이 낸 길을 따라오기를 기대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그는 "재벌 사건은 이미 틀을 만들어 놓았다"며 "서울중앙지검과 의견 차이가 있지만, 재판 과정에서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특검은 수사의 최대 하이라이트로 여겨진 박 대통령 대면조사 무산에 강한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결과적으로 그렇게 돼 버렸는데 저도 참 아쉽다"며 "녹음만 한다면 그것만 빼고 다 양보하겠다고 했는데 우리는 정말 조사해보려고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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