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완전히 엮은 것"…삼성 "대가성 없다" 법정공방 예고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삼성 측으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받는 과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사건 역시 박 대통령과 최씨를 '뇌물수수'의 공범으로 판단했다.

5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최씨는 2015년 7월 14일 동계스포츠 인재를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설립하고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에게 운영을 맡겼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연계해 정부 예산 및 대기업의 후원금을 받는다는 복안이었다.

최씨는 같은 달 23일 박 대통령에게 삼성에서 후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하면서 사업 계획안을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이틀 뒤 이재용(49·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단독 면담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을 도와주겠다는 뜻과 함께 영재센터 지원을 요청했고 삼성은 그해 10월 5억5천만원을 후원했다.

이듬해 이뤄진 추가 지원도 똑같은 과정을 거쳐 성사됐다.

최씨는 2016년 2월 14일 박 대통령에게 삼성으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며 9억7천600여만원의 예산 액수가 적힌 사업 계획안을 넘겼다.

해당 사업 계획은 장씨를 시켜 급조한 것이었다.

박 대통령은 하루 뒤 이 부회장과 두 번째 독대에서 최씨의 요청을 전달했다.

이번에는 최씨의 사업계획서까지 이 부회장에게 건네줬다.

삼성은 그해 3월 3일 삼성전자 자금 10억7천800만원을 영재센터 계좌로 송금했다.

특검은 총 16억2천800만원의 삼성 지원금을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돕는 대가로 판단해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최씨가 요청하고 박 대통령이 이행하는 방식의 '공모 관계'로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 측은 삼성 측의 이런 지원이 뇌물이라는 조사 결과가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부인하는 입장이다.

삼성도 "대통령과 최순실의 강요와 공갈에 따라 불가피하게 지원했으며, 대가성 있는 지원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