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마노 볼프-페라리는 이탈리아 작곡가지만 부친은 독일인이었다. 그의 독특한 성도 부친 볼프와 모친 페라리의 이름을 합쳐 만든 것이다. 대표작은 ‘성모의 보석’(1911)인데, 이탈리아 오페라인데도 독일 베를린에서 초연됐고 정작 이탈리아 초연은 42년이나 기다려야 했다. 이복남매의 금지된 사랑을 다룬 것은 물론 사랑의 정표로 성모의 보석을 훔친다는 신성모독적 내용이 포함된 바람에 엄격한 가톨릭 지역에서 용인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유명한 2막 간주곡은 극의 내용을 모르고 듣는 것이 나을 만큼 몽환적으로 아름답다. 대부분의 감상자는 제목 또는 간주곡 분위기처럼 이 오페라가 종교극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감동할 것이다.편의주의적 발상이지만 가끔은 진실을 다 모르고 넘어가는 편이 낫다.

유형종 음악·무용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