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세계경제 성장 둔화와 증시 과열을 경고하고 나섰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증시 전문가들도 오히려 미국 증시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국내 증시에도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7일(현지시간) OECD는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올해 3.3%, 내년 3.6%)를 발표하고 정치적 불확실성, 금리인상, 보호무역주의 등이 세계 경제 성장세를 위협한다고 밝혔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OECD의 경고는 미국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며 OECD 사무총장이 증시를 겨냥한 발언을 주목했다. OECD 사무총장이 "경제 성장세는 여전히 약하고 주식시장의 상승을 뒷받침할 어떤 토대도 없다. 더 나아가 주식시장이 약세로 전환하면 경제도 위축될 수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펀더멘털 개선과 함께 우상향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이는 국내 증시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질주하는 미국 증시에 올라타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상반기엔 '사서 보유(Buy & Hold)'하는 전략으로, 하반기에는 트레이딩 전략을 취하라는 조언이다.

백 연구원은 "올해는 경기가 선순환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제 성장률은 바닥을 통과했고 투자, 소비의 성장 순환구조가 가시화되면서 증시 반응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정책이 더해지면 시장은 추가 상승할 것"이라며 "특히 법인세 감면은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을 즉각적으로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정부의 세제개혁안을 기대하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세제개혁안이 S&P500의 내년 주당순이익(EPS)을 4~6% 높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하는 세제개혁의 밑그림이 이달 제출되는 예산안에서 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2018 회기년도 예산안(Budget blueprint)은 이르면 오는 13~14일께 의회에 제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 정책이 금융시장, 특히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소지는 많다"며 "법인세율 인하는 물론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의 본국 송환 비용 경감을 통한 자사주 매입 확대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초점]OECD '경고'에도 증시 '봄날' 기대하는 이유
여기에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경우 국내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3월 금리인상이 단행되더라도 국내를 포함한 신흥시장 전반
의 발작(Tantrum)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금리 인상에 대해 경기 회복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서 연구원은 "금리 인상과 함께 국내 증시는 재평가가 진행될 것"이라며 "견고한 이익 모멘텀 대비 낮은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 정치적 불확실성 요소가 종료 시한을 앞두고 있는 점 등이 할인 요인을 해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