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우선 정책·제왕적 리더십 한계…기존 성공방정식 버려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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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리더스포럼 '새로운 혁신 리더십'
초인적 근면성 중점 둔 '한국형 경영' 위기 맞아
4차 산업혁명 물결 거센데 아직도 예전 공식 매달려
모험가형 인재 양성위해 새 리더십 전략 고민을
초인적 근면성 중점 둔 '한국형 경영' 위기 맞아
4차 산업혁명 물결 거센데 아직도 예전 공식 매달려
모험가형 인재 양성위해 새 리더십 전략 고민을
4차 산업혁명과 보호주의 확산, 정치적 변화라는 대격변기에 한국이 살길 역시 혁신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출·제조업 위주의 성장 정책을 내수·서비스 중심으로 바꾸고 기업 경영 또한 권위주의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위기가 불 보듯 뻔하다는 쓴소리다. 열쇠는 결국 창조적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경상흑자 기뻐해선 안 돼”
한국공학한림원이 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코리아리더스포럼 ‘새로운 대한민국 혁신 리더십’에서 김주현 LG경제연구원 고문은 “한국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이 연결과 데이터, 인공지능 중심으로 변신 중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에서 보듯 반세계화도 확산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국제무역이 정체하거나 감소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마저 고용 확대를 위해 제조업 부활에 나선 상황에서 한국이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게다가 한국은 내수 부진 탓에 막대한 경상흑자를 이어가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상흑자가 쌓이면서 원화가치가 오르고 수출이 타격받으면 성장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수출은 키우고 내수는 규제하는 식의 정책 틀부터 깨자고 김 고문은 주장했다. 그는 “핵심은 규제개혁인데 이 과정에서 갈등이 따른다”며 “미래를 위해 서로를 설득하고 합의한 것은 느리더라도 해내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천에서 용 나는 세상을 위해서는 ‘공정과 정의’가 시장경제의 새로운 시대정신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래 보여주는 대선주자 왜 없나”
신동엽 연세대 교수(경영학과)는 “한국은 단순히 중국의 추격이나 중진국병 때문에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그보다는 기업 경영공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패러다임 위기”라고 역설했다. 규모와 효율 위주의 ‘한국형 경영’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일사불란한 행동과 초인적 근면성, 권위주의와 충성심이 한국형 경영의 특징”이라며 “글로벌 후발주자였던 개발연대엔 적합했을지 몰라도 어느 정도 선두를 추격한 지금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니와 노키아 등 초일류 기업들이 급격히 몰락한 것도 게임의 규칙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창조와 혁신을 중시한 구글, 아마존 등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과거의 공식에 매달려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신 교수는 “나비로 변신해야 하는 변곡점에서 한국은 그저 크고 빠른 애벌레로 남아있으려고 한다”며 “지금의 대선주자들도 근시안적인 대책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개방적 생태계와 모험가형 인재를 양성하는 새로운 리더십 전략부터 고민하자는 의미다.
제왕적 권력구조도 바꿔가야
정치적인 급변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범수 서울대 교수(자유전공학부)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란 말이 요즘처럼 많이 나오는 때가 없었다”며 “지금은 제왕적 대통령에서 국민으로 최고 권력이 이동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서구의 정치사상을 봐도 지도자의 역할은 상명하달식 통치에서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으로 바뀌어 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만 이 과정에서 포퓰리즘의 위험은 커진다”며 “새로운 지도자는 이를 피하기 위해 사적 이익에 기반한 정치적 선동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경상흑자 기뻐해선 안 돼”
한국공학한림원이 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코리아리더스포럼 ‘새로운 대한민국 혁신 리더십’에서 김주현 LG경제연구원 고문은 “한국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이 연결과 데이터, 인공지능 중심으로 변신 중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에서 보듯 반세계화도 확산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국제무역이 정체하거나 감소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마저 고용 확대를 위해 제조업 부활에 나선 상황에서 한국이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게다가 한국은 내수 부진 탓에 막대한 경상흑자를 이어가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상흑자가 쌓이면서 원화가치가 오르고 수출이 타격받으면 성장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수출은 키우고 내수는 규제하는 식의 정책 틀부터 깨자고 김 고문은 주장했다. 그는 “핵심은 규제개혁인데 이 과정에서 갈등이 따른다”며 “미래를 위해 서로를 설득하고 합의한 것은 느리더라도 해내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천에서 용 나는 세상을 위해서는 ‘공정과 정의’가 시장경제의 새로운 시대정신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래 보여주는 대선주자 왜 없나”
신동엽 연세대 교수(경영학과)는 “한국은 단순히 중국의 추격이나 중진국병 때문에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그보다는 기업 경영공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패러다임 위기”라고 역설했다. 규모와 효율 위주의 ‘한국형 경영’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일사불란한 행동과 초인적 근면성, 권위주의와 충성심이 한국형 경영의 특징”이라며 “글로벌 후발주자였던 개발연대엔 적합했을지 몰라도 어느 정도 선두를 추격한 지금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니와 노키아 등 초일류 기업들이 급격히 몰락한 것도 게임의 규칙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창조와 혁신을 중시한 구글, 아마존 등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과거의 공식에 매달려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신 교수는 “나비로 변신해야 하는 변곡점에서 한국은 그저 크고 빠른 애벌레로 남아있으려고 한다”며 “지금의 대선주자들도 근시안적인 대책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개방적 생태계와 모험가형 인재를 양성하는 새로운 리더십 전략부터 고민하자는 의미다.
제왕적 권력구조도 바꿔가야
정치적인 급변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범수 서울대 교수(자유전공학부)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란 말이 요즘처럼 많이 나오는 때가 없었다”며 “지금은 제왕적 대통령에서 국민으로 최고 권력이 이동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서구의 정치사상을 봐도 지도자의 역할은 상명하달식 통치에서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으로 바뀌어 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만 이 과정에서 포퓰리즘의 위험은 커진다”며 “새로운 지도자는 이를 피하기 위해 사적 이익에 기반한 정치적 선동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