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소매업계가 잇달아 영업시간 단축에 나서고 있다. 구직자보다 구인자가 많은 현실 속에 최대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패션쇼핑몰 업체인 루미네는 다음달부터 주력인 신주쿠점, 이케부쿠로점 등 12개 점포에서 영업 종료시간을 30분 앞당기기로 했다. 루미네 일본 전체 점포의 80%에 해당한다.

루미네가 대규모 영업시간 단축을 결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손 부족으로 고민하는 쇼핑몰 입주업체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다.

지방에서도 영업시간 단축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한큐한신백화점은 다음달부터 후쿠오카시 JR하카타 역 건물에 있는 하카타한큐 일부 층 영업시간을 금요일과 토요일을 제외하고 한 시간 줄이기로 했다. 게이한백화점도 오사카 모리구치점 의류 매장 영업시간을 오후 7시로 한 시간 단축한다.

이미 영업시간을 줄인 곳도 있다. 수도권에 기반을 둔 대형 슈퍼마켓 이나게야는 1~2월 전체 점포의 25%를 웃도는 37개 점포에서 영업시간 단축에 들어갔다. 일본 최대 소매업체인 이온도 슈퍼마켓이나 쇼핑센터별로 영업시간 조정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에는 주력 점포인 이온몰 마쿠하리신도심점 4개 동 가운데 3개 동의 폐점시간을 오후 10시에서 9시로 한 시간 앞당겼다.

영업시간 단축을 선도하는 외식업계는 이를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로열홀딩스는 패밀리레스토랑 로열호스트의 24시간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사람을 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소비자 행태의 변화도 영업시간 축소 원인이 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야간에 손님의 매장 방문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