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시 이야기-전남 영광] 홈쇼핑 접수한 모싯잎송편…5년새 매장 50배로 '이게 웬 떡!'
영광의 대표 구황작물이던 찰보리와 모싯잎이 천덕꾸러기에서 효자작물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한때 가축 사료로나 쓰이던 작물이 가공산업과 체험 관광 등으로 상품화하면서다.

영광 찰보리는 2012년 정부의 수매 중단 방침에 따라 한동안 가축 사료로 이용됐다. 한 해 500t가량이 생산됐으나 소득은 5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판로가 없어 공무원들이 전국을 돌며 판촉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랬던 찰보리 운명이 달라진 것은 2012년 영광이 전국 유일의 보리산업 특구로 지정되면서다. 당시 지원받은 국비는 38억원. 영광군은 이를 밑천으로 부군수를 단장으로 하는 영광찰보리사업단을 꾸리고 전문 가공업체 유치에 나섰다. 운영 중인 가공업체는 15개다. 대마주조(대표 정덕진)는 일본에서 눈으로 익힌 기술로 보리막걸리를 제조해 연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식혜와 엿기름을 생산하는 새암푸드(대표 노희종)는 연 매출 100억원대 식품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영광의 찰보리산업 매출은 300억원에 달했다. 오는 12월에는 영광 법성포 뉴타운에 찰보리 전문레스토랑이 문을 연다.

‘머슴송편’이라 불린 모싯잎송편(사진)도 영광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10여년 전만해도 영광읍에 네 개에 불과했던 떡집이 전국적인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128개로 늘어났다. 항산화 성분과 식이섬유가 함유돼 있어 노화 억제,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홈쇼핑과 택배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연 매출은 280억원 수준이다. 콩고물영농조합법인(대표 김경국)은 송편을 팔아 연간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모싯잎송편으로 먹고사는 인구는 1100여명이며 연간 5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게 영광군의 설명이다.

영광군은 2015년부터 떡산업육성팀을 신설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옥당모시’ ‘옥당동부’라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등 적극 지원하고 있다. 모싯잎송편 유사품이 곳곳에서 등장해 영광군은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추진 중이다. 지리적 표시제는 상품의 품질과 특성이 해당 상품의 원산지 때문에 생겼을 경우 그 원산지의 이름을 상표권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