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한빛원자력발전소(사진)는 지역민에게 ‘뜨거운 감자’다. “품에 폭발물을 안고 사는 심정”이라는 부정론과 “그래도 먹고사는 데 큰 힘이 된다”는 긍정론이 팽팽히 맞서 있다. 1986년 8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영광 한빛원전은 홍농읍 계마리 514에 9조5000억원을 들여 건설됐다. 원자로 여섯 기에서 연간 5919㎿의 전기를 생산하는 기간산업 시설이다. 한빛원전에 대한 군민들의 불안이 최고조에 달한 때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원전 폭발사고 직후다.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한빛원전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 검증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친 것도 이때부터다.

하지만 원전이 가져다준 혜택도 적지 않다. 한빛원전의 지역사회 지원금은 총 2000억원에 이른다.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기 이전인 1981년부터 1989년까지 9년 동안 38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지원법이 시행된 1990년부터 2005년까지 15년 동안 715억원을 지원했다. 연평균 44억6900만원의 혜택이 영광에 돌아간 것이다. 2006년 지원법 개정 이후에는 매년 기본지원사업비 110여억원과 사업자지원사업비 약 110억원 등 해마다 220억원이 넘는 돈이 지역경제를 살찌웠다.

영광군이 집행하는 기본지원사업비는 소득증대 사업과 공공시설 사업, 육영사업, 주민복지지원사업, 기업유치 지원사업 등에 쓰인다. 사업자지원사업비는 교육장학지원 사업, 지역경제 협력 사업, 주변환경 개선 사업, 지역복지 사업, 지역문화 진흥 사업 등에 사용된다.

지방세 기여분도 크다. 한빛원전이 지난해 낸 지방세는 683억원으로 영광군 연간 예산(3500억원)의 20% 수준이다. 영광군이 전기차산업을 육성하고 기업과 대학을 유치하게 된 것도 한빛원전의 지원금으로 조성한 기금 200억원이 큰 역할을 했다.

지역민의 우려를 감안하면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주경채 한빛원전 범군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한빛원전의 연간 매출이 1조8000억원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까지의 지원금 규모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원전 관련 지원금을 받아 줄어드는 중앙정부 교부세를 따져보면 실제 혜택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