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선 한진이 이번에도 수요예측(기관투자가 사전 청약)에서 모집금액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진이 지난 8일 1년 만기 회사채 3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벌인 수요예측에 총 220억원의 청약이 들어왔다. 증권사 두 곳이 소매판매(리테일)를 위해 매수주문을 낸 것이 전부였다. 단 한 건의 청약도 받지 못한 작년 10월 말에 이어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컸다는 평가다. 한진은 작년 15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해운·하역사업에서만 87억원의 영업적자가 났다. 이 사업 실적에 상당 부분 기여했던 한진해운이 무너진 타격이 컸다. 새 해운사를 고객으로 유치해도 한진해운과 거래할 때만큼 수익을 내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자회사인 한진해운신항만과 관련해 대규모 자금이 들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한몫했다. 이 같은 이유로 작년 한진의 신용등급(BBB+)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기관들의 외면에 발행금리는 당초 희망했던 범위보다 0.3%포인트 높게 결정됐다. 지난 8일 기준으로 추산하면 연 5.398%다. 시장에선 만기가 짧고 금리가 높은 채권이어서 오는 16일 발행일에 추가 청약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