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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체론과 역할론 맞붙은 전경련 혁신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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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련 혁신방향 토론회
    '전경련 해체로 정경유착 근절' vs '자유시장경제 파수꾼 역할 여전' 팽팽한 대립
    "오너 위주에서 전문경영인 중심 조직으로 거듭나야" 제안도
    “갈수록 비대해지는 경제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정경유착의 창구인 전국경제인연합회부터 해체해야 한다.”

    “정경유착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경제에 비해 정치권력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해체보다 자유시장 경제를 지키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해야 한다.”

    전경련이 조직 쇄신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고자 개최한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전경련 역할 재정립과 혁신방향’ 토론회에서 ‘해체론’과 ‘역할론’이 치열하게 맞붙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존폐 기로에 서 있는 전경련의 혁신 토론회는 공교롭게도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 직후 열렸다.

    구정모 한국경제학회장(강원대 경제학과 교수)이 좌장을 맡고, 권영준 경희대 경영대 교수,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권 교수와 박 교수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활동하는 진보 성향의 학자이며 안 교수와 최 교수는 보수 성향으로 알려졌다.
    권 교수는 전경련이 과거에도 여러 번 혁신을 약속했지만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서 “정말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적이라면 자발적으로 해체를 선언하고 자산 매각을 통해 완전히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경련의 50년 역사가 정경유착”이라며 “압축성장을 하던 시기에는 ‘필요악’이었지만 이제 그 역할이 끝났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전경련 해체로 정경유착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해체가 큰 방향의 개혁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며 해체를 통해 기업이 정경유착 고리를 끊고 공정한 시장경제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차기 정부에서 강제로 해산되기 전에 전경련이 스스로 해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정경유착의 근본적 원천이 어디 있는가부터 생각해야 한다”며 “정경유착은 정부 권력이 너무 과대하기 때문이며 그게 사라지지 않는 한 전경련이 없어진다고 정경유착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정치 권력이 강하면 기업도 그것을 이용하려고 하기 마련이며, 정경유착 문제는 정부 권력을 줄이는 쪽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또 이어 “반기업, 반시장경제 정서가 강하지만 그나마 이 정도인 것은 전경련이여러 가지 교육과 홍보 활동을 통해 시장경제의 장점을 인식시켰기 때문”이라며 “이 역할을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주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전경련이 없으면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하는 자유경제를 못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경련 혁신 방안으로 △오너 중심 조직에서 전문경영인 중심으로의 전환 △정책 이슈에 따른 전문위원회 설치 △정부의 협조 요청 사항을 심의하는 독립 위원회를 구성하고 심의하고 결과를 공시·공표할 것 등을 제안했다 최 교수는 “해외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영문 이름은 그대로 두고 한글 이름은 한국산업연맹이나 한국산업연합으로 바꾸는 것도 검토해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경제권력이 강하다면 어떻게 현행범도 아닌 대기업 총수를 구속시키고 국회 청문회에 공무원도 아닌 총수들을 불러다 놓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한국은 아직도 정치가 경제를 지배하는,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고 토로했다.

    권 부회장은 “부당한 외부 압력에 단호하게 대처해 정경유착이라는 비판을 받는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며 “전경련 활동을 보다 상세히 공개해 오해와 일탈의 소지를 없애고 싱크탱크 기능을 강화해 한국 경제 발전의 해법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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