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이 올 상반기 두산그룹 3개 계열사의 자금조달 거래를 도와 50억원가량의 수수료 수입을 올릴 전망이다. 두산은 어려울 때 각별한 도움을 준 신영증권에 후한 수수료를 책정했다는 후문이다.

신영증권은 두산건설이 이달 21일 발행하는 15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대표주관 수수료를 비롯해 총 31억2000만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두산중공업이 오는 5월4일 발행하는 5000억원 규모의 BW 대표주관사 역시 신영증권이다. 이 거래로 받을 수수료는 14억6000만원이다. 이 증권사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올해 1월22일 발행한 사모사채 1150억원도 대표주관해 3억원가량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 두산과의 세 차례 거래로 약 50억원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주식연계증권(BW 등) 수수료 1위는 70억원을 받은 동부증권이었다. 신영증권은 올 상반기 세 차례 거래로 이에 육박하는 수수료를 챙기는 셈이다.

신영증권과 두산이 각별한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가 미국 밥캣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신영증권을 인수금융 주관사로 선정하면서부터다. 이 증권사는 두 자릿수로 예상된 밥캣 인수금융 조달금리를 연 9% 수준으로 낮춰 두산의 부담을 덜어줬다. 2011년 유동성 위기를 겪던 두산건설의 5000억원 규모 자금조달도 주선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발행하는 두산건설 BW는 만기 수익률 연 5.5%로 대기업이 발행하는 BW 중 높은 편이어서 대표주관을 맡고 싶어 하는 증권사가 많았다”며 “두산이 신영증권을 선정한 것은 지난 10년간 그룹의 자금 운영을 도와준 데 대한 감사의 뜻”이라고 평가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