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조선업 의존도 낮추는 케이프, 증권사 M&A 발판으로 흑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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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리모델링 (19) 케이프
조선업 불황으로 '수주 절벽'
케이프증권 인수 등 사업 다각화, 작년 영업익 61억…적자 탈출
선박엔진부품 사업도 회복 조짐, 증권사 추가 인수 검토 중
조선업 불황으로 '수주 절벽'
케이프증권 인수 등 사업 다각화, 작년 영업익 61억…적자 탈출
선박엔진부품 사업도 회복 조짐, 증권사 추가 인수 검토 중
▶마켓인사이트 3월10일 오후 2시19분
경남 양산의 선박엔진 부품업체 케이프가 사업 다각화 결실을 맺고 있다. 전방산업인 조선업 업황 침체로 3년 연속 적자였던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케이프투자증권(옛 LIG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과 고강도 사업재편을 통해 일군 성과다. 추가 M&A도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3년 만에 흑자전환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케이프의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은 12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배 넘게(532.6%)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케이프투자증권을 계열사로 편입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이 증권사의 작년 순이익은 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2% 늘었다. 중소기업금융 특화 증권사로 변신하는 데 성공하면서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게 됐다. 케이프는 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케이프투자증권과 소셜 카지노게임업체 소셜인어스를 빼면 모두 투자회사 또는 특수목적회사(SPC)다.
◆사업 다각화로 활로 개척
케이프는 영업실적이 급격히 나빠진 2012년부터 사업 다각화를 본격 추진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체들의 선박 수주가 급감해 2012년 매출이 2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9.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94.4% 줄며 위기감이 번졌기 때문이다. 세계시장 점유율 25%의 대표제품 실린더라이너 역시 ‘수주 절벽’을 피하지 못했다. 실린더라이너는 엔진 내 분사연료가 폭발하는 공간을 형성하는 소모성 자재다.
케이프는 2012년 소셜 카지노게임업체 소셜인어스를 118억원에 인수했다. 다음 해인 2013년에는 사모펀드(PEF) 케이프인베스트먼트를 설립, 이 회사를 통해 작년 6월 케이프투자증권을 1300억원에 품는 데 성공했다. 정형석 케이프 사장은 “조선업 불황에도 버틸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M&A에 관심을 뒀다”며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기업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부진했던 실린더라이너 사업에서도 회복 신호가 켜졌다. 독일 바르질라 등 해외 납품처를 상대로 한 수출이 최근 늘고 있다. 2015년 말 103억원이던 케이프의 수주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 163억원으로 증가했다. 그 덕분에 2015년까지 적자였던 이 회사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흑자(7억원)로 돌아섰다. 다만 업황 부진이 여전하고 선박 수주량 감소, 선박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넘어야 할 산이다.
차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요 매출처인 두산엔진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에서의 수주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실적 향상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 추가 인수 ‘관심’
케이프는 앞으로도 안정적 수익구조 형성을 위한 사업영역 확장을 지속할 계획이다. 오는 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선 소프트웨어 개발·판매업을 신사업에 추가할 예정이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를 3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렸다. 업계에서는 주로 CB와 BW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M&A에 사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케이프는 증권사를 추가 인수하는 방안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M&A 정보 확보와 기업들에 대한 심층적 분석에 도움이 돼서다. 케이프투자증권을 인수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정 사장은 “매물로 나온 곳 가운데 케이프투자증권과 상호 보완이 가능하고 가격도 적정 수준이라면 인수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경남 양산의 선박엔진 부품업체 케이프가 사업 다각화 결실을 맺고 있다. 전방산업인 조선업 업황 침체로 3년 연속 적자였던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케이프투자증권(옛 LIG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과 고강도 사업재편을 통해 일군 성과다. 추가 M&A도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3년 만에 흑자전환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케이프의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은 12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배 넘게(532.6%)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케이프투자증권을 계열사로 편입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이 증권사의 작년 순이익은 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2% 늘었다. 중소기업금융 특화 증권사로 변신하는 데 성공하면서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게 됐다. 케이프는 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케이프투자증권과 소셜 카지노게임업체 소셜인어스를 빼면 모두 투자회사 또는 특수목적회사(SPC)다.
◆사업 다각화로 활로 개척
케이프는 영업실적이 급격히 나빠진 2012년부터 사업 다각화를 본격 추진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체들의 선박 수주가 급감해 2012년 매출이 2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9.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94.4% 줄며 위기감이 번졌기 때문이다. 세계시장 점유율 25%의 대표제품 실린더라이너 역시 ‘수주 절벽’을 피하지 못했다. 실린더라이너는 엔진 내 분사연료가 폭발하는 공간을 형성하는 소모성 자재다.
케이프는 2012년 소셜 카지노게임업체 소셜인어스를 118억원에 인수했다. 다음 해인 2013년에는 사모펀드(PEF) 케이프인베스트먼트를 설립, 이 회사를 통해 작년 6월 케이프투자증권을 1300억원에 품는 데 성공했다. 정형석 케이프 사장은 “조선업 불황에도 버틸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M&A에 관심을 뒀다”며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기업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부진했던 실린더라이너 사업에서도 회복 신호가 켜졌다. 독일 바르질라 등 해외 납품처를 상대로 한 수출이 최근 늘고 있다. 2015년 말 103억원이던 케이프의 수주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 163억원으로 증가했다. 그 덕분에 2015년까지 적자였던 이 회사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흑자(7억원)로 돌아섰다. 다만 업황 부진이 여전하고 선박 수주량 감소, 선박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넘어야 할 산이다.
차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요 매출처인 두산엔진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에서의 수주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실적 향상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 추가 인수 ‘관심’
케이프는 앞으로도 안정적 수익구조 형성을 위한 사업영역 확장을 지속할 계획이다. 오는 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선 소프트웨어 개발·판매업을 신사업에 추가할 예정이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를 3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렸다. 업계에서는 주로 CB와 BW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M&A에 사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케이프는 증권사를 추가 인수하는 방안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M&A 정보 확보와 기업들에 대한 심층적 분석에 도움이 돼서다. 케이프투자증권을 인수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정 사장은 “매물로 나온 곳 가운데 케이프투자증권과 상호 보완이 가능하고 가격도 적정 수준이라면 인수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