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중 상당수는 개별 종목의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제도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공세 때문에 보유한 주식의 제값을 못 받는다고 보는 것이다. 개인이 따라하기 힘든 투자 기법을 ‘큰손’들이 즐겨쓴다는 점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다.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처럼 공매도를 할 수 없는 걸까. 정답은 ‘아니오’다. 개인투자자들도 증권사를 통해 대주거래를 하고 빌린 주식을 공매도하는 게 가능하다. 문제는 증권사가 빌려줄 수 있는 종목이 많지 않고, 물량도 적다는 데 있다. 대주 상한이 3억원으로 정해져 있고 빌린 주식만큼의 현금을 담보로 잡혀야 한다는 점 역시 개인 공매도 투자의 걸림돌로 꼽힌다. 전체 공매도 거래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에 미치지 못하는 배경이다.

개인이 공매도 거래를 하려면 증권사들이 미리 만들어놓은 롱쇼트(주식 매수와 공매도 전략을 병행하는 것) 상품을 이용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직접 대주거래를 할 때와 달리 담보 등에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이 내놓은 ‘QV 아이셀렉트 롱숏플랫폼200’이 공매도 상품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 상품에 투자한 원금이 100만원이라면 레버리지를 일으켜 200만원을 투자할 수 있다. 100만원은 주식을 사고 100만원은 주식을 공매도하는 방식이다. 수수료는 개인 자격으로 공매도를 할 때와 같다. 대차 수수료율은 삼성전자처럼 즉시 대차가 가능한 대형주(30~40개 종목) 기준으로 연 1.5% 선이다. 이 상품의 단점은 세금이다. 파생결합상품을 활용하기 때문에 수익의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의 파급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공매도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한 종목의 거래를 제한하는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제’가 이달 말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당일 거래 가운데 공매도 비중이 20% 이상이면서 직전 4거래일 평균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할 경우 과열종목으로 지정돼 다음날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가 금지된다는 게 이 제도의 골자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