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부산에서 열린 ‘한경신춘음악회’에서 소프라노 오은경이 한경필하모닉의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한경DB
지난해 3월 부산에서 열린 ‘한경신춘음악회’에서 소프라노 오은경이 한경필하모닉의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한경DB
마에스트로 금난새 음악감독(사진)이 이끄는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한경필)가 새봄을 노래하는 클래식의 향연을 펼친다.

한경필, 교향곡에 아리아선율까지…새봄 물들일 클래식 향연
한경필은 오는 17일 오후 8시 서울 잠실동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경 신춘음악회’에서 오페라 유명 아리아, 클래식 기타 협주곡, 웅장한 오르간 관현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싱그럽고 활기찬 클래식 선율을 들려준다.

첫 무대는 베를리오즈의 ‘로마의 사육제 서곡 9번’으로 연다. 베를리오즈 특유의 현란함이 가미된 춤곡으로 콘서트홀을 화려하고 열정적으로 달굴 예정이다. 이어 국내 정상급 성악가인 소프라노 서활란과 베이스바리톤 전태현이 오페라 유명 아리아들을 노래한다. 서활란은 베르디의 ‘리골레토’ 중 ‘그리운 이름이여’, 도니제티의 ‘샤모니의 린다’ 중 ‘오 영혼의 빛이여’를 들려준다. ‘그리운 이름이여’는 사랑에 빠진 여주인공 질다의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 사랑이 시작될 때 느끼는 설레고 가슴 두근거리는 마음을 서정적인 선율에 담았다. ‘오 영혼의 빛이여’는 사랑을 완성시키면서 느끼는 환희를 노래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여성과 결혼하는 줄 알았다가 자신을 다시 찾아오고 마침내 사랑을 이루게 된 기쁨을 표현한다.

전태현은 익살스럽고도 유쾌한 아리아들을 선보인다.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험담은 산들바람처럼’은 백작에 대한 나쁜 소문을 퍼뜨리려는 음악교사 바질리오가 빠른 박자로 신나게 부르는 노래다.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중 ‘들어봐요 들어봐요 시골양반들’은 순진한 남자 주인공에게 가짜 ‘사랑의 묘약’을 파는 약장수 둘카마라의 짖궂은 모습을 표현한다.

평소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클래식 기타 선율도 들을 수 있다. 기타리스트 박종호는 한경필과 함께 로드리고의 ‘아랑훼즈 협주곡’ 전곡을 들려준다. 집시들의 자유분방한 삶을 표현한 곡으로, 스페인 특유의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다. 2악장 도입부는 예전에 방영한 KBS2 ‘토요명화’의 시그널로 사용돼 특히 친숙하다.

국내 클래식 전용홀 최초로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한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만큼 대미는 오르간 연주로 장식한다. 오르가니스트 신동일과 한경필은 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 중 2악장을 협연한다. 생상스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 곡은 오르간만의 독특하고 신비한 선율을 뿜어낸다. 2악장 후반부에 오르간의 장대한 음향이 연출하는 극적인 효과가 환상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