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네이멍구(內蒙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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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사드 보복’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이 정작 사드보다 강력한 레이더를 네이멍구(內蒙古)에 설치한 게 뒤늦게 확인됐다. 이미 두 달 전에 배치한 ‘초지평선(OTH·Over The Horizon) 레이더’의 탐지 거리는 3000㎞ 이상이다. 사드 레이더(800㎞)의 네 배에 육박한다. 한국과 일본 전역, 서태평양을 훑고도 남는다.
중국이 네이멍구에 레이더를 세운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우선 지리적 조건을 꼽는다. 일반 레이더 전파는 대기권의 공기 이온층인 전리층(電離層)을 뚫고 나가지만 초지평선 레이더의 전파는 전리층에 부딪혀 지표면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지평선 너머 수천㎞까지 탐지할 수 있다. 이런 전파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한·일, 태평양까지 커버할 수 있는 지역이 네이멍구다.
이곳 레이더에는 일본 이와쿠니(岩國) 미군 기지에 배치된 스텔스 전투기 F-35B도 걸린다. 네이멍구 바로 옆 헤이룽장(黑龍江)성의 솽야산(雙鴨山)에 있는 신형 ‘위상배열 레이더’와 합치면 5000㎞ 이상 꿰뚫어 볼 수 있다. 태평양을 오가는 항공모함과 군함도 24시간 추적하고, 중국의 대함 미사일 부대에 정확한 좌표까지 제공할 수 있다.
중국의 우주 개발 기지인 주취안(酒泉)위성발사센터도 네이멍구에 있다. 중국판 ‘케네디우주센터’로 불리는 이곳에서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와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이 잇달아 발사됐다. 지난해 우주비행사 두 명을 태운 선저우 11호가 귀환한 곳도 인근의 아무구랑 초원이다. 내년에 쏘아올릴 12호 유인우주선의 발사 장소 역시 이곳이다.
첨단산업의 필수자원인 희토류(稀土類)도 네이멍구에서 주로 난다. 희토류는 반도체, 휴대폰, 하이브리드카 등에 없어서는 안 될 희귀 광물로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가 중국산 희토류를 수입해 쓴다. 덩샤오핑이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고 큰소리를 쳤을 만하다.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한 데다 캐시미어 최대 산지이니 그야말로 자원의 보고다.
네이멍구는 넓이가 한반도의 다섯 배 이상, 인구는 2500여만명이다. 한족이 80%를 차지하고 몽골족은 17%에 불과하다. 한때는 흉노와 선비, 거란, 여진, 몽골 등이 번갈아 차지했고 14세기 원나라 쇠퇴 이후엔 몽골족 분할 정책 때문에 네이멍구자치구와 몽골공화국으로 갈라진 땅. 이곳에 우리 안방을 손금처럼 들여다보는 첨단 레이더까지 설치해놓고 애꿎은 사드만 시비 삼고 있으니, 참으로 후흑(厚黑)의 중국인이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중국이 네이멍구에 레이더를 세운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우선 지리적 조건을 꼽는다. 일반 레이더 전파는 대기권의 공기 이온층인 전리층(電離層)을 뚫고 나가지만 초지평선 레이더의 전파는 전리층에 부딪혀 지표면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지평선 너머 수천㎞까지 탐지할 수 있다. 이런 전파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한·일, 태평양까지 커버할 수 있는 지역이 네이멍구다.
이곳 레이더에는 일본 이와쿠니(岩國) 미군 기지에 배치된 스텔스 전투기 F-35B도 걸린다. 네이멍구 바로 옆 헤이룽장(黑龍江)성의 솽야산(雙鴨山)에 있는 신형 ‘위상배열 레이더’와 합치면 5000㎞ 이상 꿰뚫어 볼 수 있다. 태평양을 오가는 항공모함과 군함도 24시간 추적하고, 중국의 대함 미사일 부대에 정확한 좌표까지 제공할 수 있다.
중국의 우주 개발 기지인 주취안(酒泉)위성발사센터도 네이멍구에 있다. 중국판 ‘케네디우주센터’로 불리는 이곳에서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와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이 잇달아 발사됐다. 지난해 우주비행사 두 명을 태운 선저우 11호가 귀환한 곳도 인근의 아무구랑 초원이다. 내년에 쏘아올릴 12호 유인우주선의 발사 장소 역시 이곳이다.
첨단산업의 필수자원인 희토류(稀土類)도 네이멍구에서 주로 난다. 희토류는 반도체, 휴대폰, 하이브리드카 등에 없어서는 안 될 희귀 광물로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가 중국산 희토류를 수입해 쓴다. 덩샤오핑이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고 큰소리를 쳤을 만하다.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한 데다 캐시미어 최대 산지이니 그야말로 자원의 보고다.
네이멍구는 넓이가 한반도의 다섯 배 이상, 인구는 2500여만명이다. 한족이 80%를 차지하고 몽골족은 17%에 불과하다. 한때는 흉노와 선비, 거란, 여진, 몽골 등이 번갈아 차지했고 14세기 원나라 쇠퇴 이후엔 몽골족 분할 정책 때문에 네이멍구자치구와 몽골공화국으로 갈라진 땅. 이곳에 우리 안방을 손금처럼 들여다보는 첨단 레이더까지 설치해놓고 애꿎은 사드만 시비 삼고 있으니, 참으로 후흑(厚黑)의 중국인이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