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왼쪽)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 사진=양사 제공
황창규 KT 회장(왼쪽)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 사진=양사 제공
[ 박희진 기자 ] 국내 이동통신업계 2위·3위인 KT와 LG유플러스가 음악 플랫폼 사업 강화를 위해 과감히 손을 잡았다. LG유플러스가 KT의 자회사 'KT뮤직'에 267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되면서 양사는 공동 투자자로서 관계를 맺게 됐다.

이동통신 3사가 치열한 혈투를 벌이고 있는 이통 업계에서 경쟁사간 단순 사업 협력이 아닌 지분투자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 진다.

◆LG유플, KT뮤직 2대주주로

KT뮤직은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LG유플러스가 지분 15%(7379주)를 267억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참여 형식은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발행 신주는 7379주, 신주 발행가는 주당 3625원이다.

KT뮤직의 최대주주는 KT로, 지분 49.99%(2만905주)를 갖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투자로 KT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르게 되며, 이사회 총 9석 중 1석을 확보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국내외 음악 사업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심 끝에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KT뮤직은 사명을 '지니뮤직'으로 바꾸는 정관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법인명 변경은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IoT·AI 역량 모아 새 음원 서비스 출시

KT와 LG유플러스, KT뮤직 3사는 음악콘텐츠 수급·공동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을 추진한다. 이를 바탕으로 가상현실(VR)과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의 큐레이션 서비스 등 기존 서비스의 고도화를 이끌 계획이다.

3사는 또 KT·LG유플러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해 경쟁사들과의 차별화를 꾀한다. 지난해 말 기준 KT와 LG유플러스의 무선가입자 수는 각각 1890만명, 1249만명에 달한다.

KT는 이번 투자로 음악 사업을 비롯한 미디어 플랫폼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현재 KT뮤직은 국내 음원시장 점유율 2위 음원 서비스 '지니'를 운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와의 시너지로 향후 음원 업계 1위까지 노린다는 계획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양사가 갖고 있는 최고의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AI 역량 등을 결합해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올 상반기 내로 지니를 포함한 다양한 신규 음악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음악서비스 플랫폼은 독립적 서비스로 제공되기보다는 통신사와 연계돼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통신사 마케팅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KT뮤직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