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미국 USTR 대표 내정자 "한국·멕시코, 무역장벽 없애라"
미국의 대외통상 협상을 진두지휘할 로버트 라이시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내정자(사진)가 14일(현지시간) “한국, 멕시코와의 무역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두 국가의 무역장벽부터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시저 내정자는 이날 미국 상원 인준 청문회에 참석해 ‘자유무역협정(FTA) 상대국과의 무역적자 문제를 어떻게 풀겠느냐’는 질문에 “한국과 멕시코는 대표적인 대미(對美) 흑자국”이라며 이같이 답변했다. 멕시코와 한국은 미국의 3위, 6위 교역국(지난해 기준)이고 대미 흑자 규모로는 4위와 7위다. 대미 흑자 1~3위인 중국 일본 독일은 개별적으로 미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지 않다.

라이시저 내정자는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정부 시절 USTR 부대표로 일했다. 교역국에 강력한 통상압력을 가하자고 주장하는 보호무역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의 FTA 체결국을 흑자 교역국인 호주 캐나다 같은 나라, 미국과 비슷한 수지를 내는 몇 안 되는 나라, 그리고 한국과 멕시코 같이 대규모 적자를 내는 나라 세 부류로 구분했다. “FTA 적자국에 대해서는 단순히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차원이 아니라 시장 접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 즉 무역장벽을 없애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라이시저 내정자는 최대 무역적자국인 중국에 대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중국과 같은 국가를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보지 않는다”며 “미국이 보유한 수단을 동원하되 새로운 수단도 마련해 중국 문제를 책임있게 다룰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USTR은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불공정 교역국에 수입 규제와 보복관세 부과 등을 허용하는 통상법 301조 부활을 언급했다.

라이시저 내정자는 일본과 관련해서는 “농업 분야 시장 확대의 첫 번째 표적이 일본”이라며 농산물시장 개방 압박을 시사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