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방송 CCTV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315완후이(晩會)’가 15일 저녁 방영됐다. 당초 우려와 달리 한국 기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가 숨고르기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도 나왔다.

CCTV는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부터 두 시간 동안 이어진 315완후이 프로그램에서 인터넷을 통한 의료기관 허위 광고, 개인정보 불법 유출, 식품첨가제 등의 문제를 집중 고발했다. 중국 인터넷 기업 신지웬은 바이커닷컴이란 인터넷백과사전을 통해 의료기관 및 의약품 허위·과장 정보를 올렸다는 이유로 고발됐다.

외국 기업 중에서는 미국의 스포츠용품 제조업체 나이키가 도마에 올랐다. 나이키는 중국 시장에서 베이징 올림픽 기념 운동화를 판매하면서 ‘줌 에어’ 기술을 접목했다고 홍보했지만 관련 에어쿠션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CCTV는 폭로했다.

사드 배치를 문제 삼은 중국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올해 315완후이 프로그램에서는 한국 기업이 집중 타깃이 될 것이란 관측이 일찌감치 제기돼 왔다.

중국 정부의 각 부처가 충성 경쟁을 하듯 한국 기업을 옥죄 왔기에 CCTV 역시 어떤 형태로든 한국 기업을 공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등이 포함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반면 롯데마트 57개 매장에 대한 영업정지, 한국 단체관광 금지, 한류 콘텐츠 방영 제한 등을 통해 ‘중국의 힘’을 충분히 보여준 만큼 굳이 315완후이에서까지 한국 기업을 타깃으로 삼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