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기업가정신이 답이다
봄은 왔지만 아직 봄은 아니다. 한국의 경제전망을 보면 답이 보이지 않는다.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 팔면초가(八面楚歌)다. 지난 60년간 한국 경제 흐름상 지금이 가장 저성장 시점이다.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4분기 연속 제로(0)%대 성장을 보이는 실정이다.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1350조원에 이르는 국내 가계부채 부담은 넘어야 할 산이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강화되는 보호무역주의도 수출산업을 긴장시키고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빌미로 중국의 무역 보복이 한류와 화장품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한국 관광금지령까지 동원됐다.

위기는 늘 반복된다. 1997년 아시아에서 촉발된 외환위기는 유럽과 미국을 거쳐 20년 만에 다시 아시아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위기가 특정 사안(외환보유액 고갈)으로 촉발된 것이었다면 이번 위기는 여러 문제가 연합해 몰고오는 ‘퍼펙트 스톰’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한국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인 제조업의 쇠퇴다. 산업마다 수요 부족과 공급 과잉으로 부단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디지털 플랫폼 경영이라는 파괴적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어려움은 구조적인 것이어서 쉽게 고칠 수도 없다. 현실적인 해결책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도도한 물결을 기업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로보틱스 등 분야에서 선진국보다 3~4년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차이를 좁히고, 따라잡기 위한 답은 하나다. 혁신적인 기업가정신의 발휘다. 기업하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이들이 기업을 혁신하게 하는 사회적 응원이 절실하다.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에서는 매년 국가별로 혁신 기업가를 선정해 EY 최우수 기업가상을 31년째 시상하고 있다. 역대 수상자 명단에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 등 창업자의 이름이 올라 있다. 한국에서도 혁신 기업가정신이 발휘돼 수상 기업이 하루빨리 나오길 기대한다. 지금 위기 극복은 기업가정신이 답이다.

윤만호 < EY한영회계법인 고문 man-ho.yoon@kr.e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