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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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주(株)가 2년 만에 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증권주는 2015년에 가장 크게 올랐었다. 당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사당 최대 수준인 16조원에 육박했다.

증권업종 지수는 올 들어서 꾸준히 올라 2015년 10월 수준까지 회복한 상태다. 간밤 미국 중앙은행(Fed)이 3월 통화정책회의(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0.75~1.00%)했다는 소식에도 일제히 뛰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확신'에 기반한 결정인 데다 '점진적 인상'을 확인시켜 주었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위험선호 심리가 매우 강해 4월말에서 5월초까지 긍정적인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오후 1시31분 증권업종 지수는 전날보다 3.16% 오른 1889.77을 기록 중이다. 이는 2015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종목별로는 키움증권이 전날보다 6.09% 상승한 8만5300원에 거래되고 있고 NH투자증권도 4% 이상 뛰고 있다. 미래에셋대우(3.53%) 삼성증권(2.97%) HMC투자증권(2.45%) 한화투자증권(2.37%) 유안타증권(1.76%) KTB투자증권(1.60%) 동부증권(1.68%) 메리츠종금증권(1.34%) 유화증권(1.33%) 등도 일제히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우선주 등은 2015년 이후 최고가 행진을 펼치고 있으며 52주(1년) 신고가와 올해 최고가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이은택 SK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달러 강세에 의심을 품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매우 강해지고 있다"며 "신흥국과 외국인의 매수 여부에 주목하며 다음 리스크(미국 예산안 발표, 프랑스 대선, 네덜란드 총선 등)가 있는 4월말까지는 시장의 흐름에 순응해야 한다"라고 판단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글로벌 증시 상승을 동반하는 모양새라서 증권주에 대한 유동성 우려도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증권담당 연구원은 "증권주의 경우 미국 금리인상이 글로벌 증시 상승을 동반하고 있어서 유동성 축소 혹은 채권 관련 손실 우려보다 거래대금 증가,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조기상환 회복 등 긍정적인 영향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도 "지난 2월까지 안정적인 거시환경이 증권주 실적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3월초부터 급등한 시중금리가 앞으로 안정화될지 여부와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여부가 1분기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등은 그 원인이 중요한데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확신에 기반한 인상일 경우 중기적으로 증권주에 우호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사가 중소형사보다 주가적인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던 증시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전통적인 수익원(거래대금, 금융상품 수익)이 순환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필요조건이 충족되고 있는데 이 경우엔 고객기반이 넓고 채널이 많은 대형사 일수록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은 파생결합증권의 상환 수익과 배당금 인식(주식 배당금 및 ELS 배당락 효과 만회)에 따라 가늠될 것이고,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자산이 크거나 이연 수익의 마진율이 높은 대형사가 '매수' 시 유리하다는 게 정 연구원의 설명이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